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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02년을 보낼 때가 왔습니다. 한해를 돌이켜보니 가정에서 직장에서 정신 없이 보냈지만 그래도 솔솔히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네요. (오히려 작년보다 권수로는 더 많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언할 만한 히트작은 또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입니다. 그저 그런 책들만 실컷 읽은 이런 허탈함이란... 따라서 작년과 달리 올해는 구태여 순위 매김 없이 내 인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던 책들 나열해볼까 합니다.

1. David Salsburg, The Lady Tasting Tea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하기 어려운데, 20세기 통계학의 역사를 인물 중심으로 풀어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교과서로만 알았던 확률분포, 유의수준, 구간추정, 가설검정 등등의 굵직한 아이디어들을 생산해낸 사람들의 이야기. 한 가지 아쉬움 이라면 통계학 개념들을 조금만 더 깊이 설명해주었다면 거의 개론 수준 교과서로 쓸 수도 있을 텐데, 대중서로 수준을 낮추다 보니 잡기적 내용이 대신 자리를 차지한 점. 저자는 통계학자로 제약회사인 화이저에 근무했던 사람인데, 글솜씨가 제법입니다.

2. JK Rowling,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해리 포터 씨리즈는 지금까지 4권이 나왔는데, 그 네 권을 연초부터 한 해동안 다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선호도로는 아무래도 처음 읽었던 1권이 가장 신선했고, 2권은 다소 진부했으나 3권은 다시 흥미로와졌고 4권은 새로운 차원으로(환상-오락추리물에서 공포-엽기추리물로) 진화했다는 느낌입니다. 가장 나중에 읽어서인지, 가장 분량이 많아서인지 (4권은 1권의 거의 두 배 분량) 모르겠으나 4권이 가장 기억에 남는 군요. 톨킨의 The Lord of the Rings도 이제 읽고 있는데, 재미 있군요. 허지만 역시 팬터시문학이라면 루이스의 나르니아를 무찌르기는 어려울 듯.

3. Deidre McCloskey, How to be Human (Though an Economist)
맥클로스키 교수의 이름은 원래 Donald였는데 몇 해전에 Deidre로 바뀌었습니다. (하리수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결혼해서 처자식을 두고 있던 50대 경제학 교수가 어느날 갑자기 여성이 되었습니다. (성전환 스토리도 따로 책으로 나왔음) 하버드에서 계량경제사를 전공하고 시카고대 교수로 소위 주류의 길을 걷던 그는 아이오와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갑자기 문학비평과 과학철학 등 인문학을 건드리기 시작하고 경제학계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운동을 일으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는 경제학의 본질을 수사rhetoric로 봅니다. 절대적 진리의 발견이나 검증보다는 학자들간의 대화와 설득으로 이해하는 거죠. 제가 약간의 논란을 일으켰던 기학연소식지 기고문에서 Economics is what economists do라고 정의했던 것도 아마 맥클로스키가 원래 했던 말일 겁니다.)
   저자 소개가 길어졌는데, 이 책은 맥클로스키가 교수가 썼던 칼럼을 중심으로 묶은 것으로, 이전의 경제학 저술이나 수사학 관련 저술에 비해서는 한결 읽기 쉬우며, 학자(scholar)의 삶을 논하는 내용입니다. 진정한 학문의 자세는 무엇인가에서부터, 학자 세계의 지배 논리와 이에 대한 비평, 그리고 심지어는 글쓰는 방법, 세미나 운영하는 방법, 학회 조직하는 방법 등도 논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읽어왔던 독자로서 예전의 다소 냉소적이면서 화려했던 중년 남성 경제학 교수의 독설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여전히 열정과 섬세함을 지닌 아줌마 교수로의 변신이 느껴졌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가 이 책의 글을 편히 읽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올해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입니다. (특히 과학철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제시하고 있어서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4. Michael Card, The Walk
마이클 카드 역시 제가 많이 찾아읽은 사람 중 하나입니다. 소위 싱어송라이터이자 성경교사인 그의 최근작인 이 책은 작고 아담합니다. 카드는 이 책에서 자신의 멘토였던 레인 박사를 회상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간의 멘토링 관계를 "함께 걷는 것(the walk)"으로 표현하고 레인 박사가 생전에 이야기하고자 했던 예수와 제자도의 메시지를 레인 박사의 삶의 단편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지만 감동적인 책입니다.

5. 조나단 와이너, 핀치의 부리
최근 생물학 관련 책들을 계속 읽고 있는데, 사실 어렵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짐작이 안 되는 여러 동식물 이름들이 난무하는 건데 우리말이름도 어렵고, 영어이름도 어렵고, 정식 학명도 어렵고...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생물학자들의 연구 또한 어렵습니다. 단지 난해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런 연구를 할 수 있는지 상상이 잘 안된다는 거죠. 다윈이 며칠 머물며 종의기원의 영감을 얻었다는 갈라파고스 군도에 서식하는 7종의 핀치들을 수십년의 세월 동안 직접 관찰하면서 연구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교수 부부가 주인공인데, 이들이 지난 세월 동안 데리고 들어갔던 학생들은 몇년 거기서 살면서 새로운 관찰을 해낼때마다 학위 하나씩 받아 챙겨가더군요. 연구진들에 대한 경외심에서 일단 이 책은 추천할만합니다. (분량이 많아서 뒤로 가면 좀 지루하더군요).
   관련하여 매트 리들리의 "붉은여왕"은 성과 진화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처음 몇 장(chapter)에는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 진화심리학 내지는 사회생물학 류의 서술들은 (저에게는) 새로운 내용도 적고 지루하더군요.

6. 권복기 외, 아빠 뭐해
작년에 기억나는 책 중에 임신과 출산에 관한 것들이 있었다면, 올해는 당연히 육아에 대한 내용이 빠질 수 없죠. 이 책은 적극적이던 소극적이던 육아와 가사에 동참하려고 노력하는 다소 진보성향의 아빠들의 수기를 모아 놓은 겁니다. 필진 중 다수가 기자들이라 일단 글빨이 좋습니다. 시시한 내용의 글도 간혹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아빠 뿐 아니라 요즘 시대를 사는 젊은 부부들에게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글들입니다. 일단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편안하게 방에 엉덩이 붙이고 있을수는 없더만요. 애 한번이라도 안아주어야지.

7. 마오,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이 책에서 '오일러'는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닌데 제목이 그렇게 붙었습니다. 이 책은 수 e의 역사입니다. e와 관련된 중요한 발견들을 인물 중심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많은 수학 대중서가 있지만 일단 e정도 되면 로그함수부터 나와야 하기 때문에 사실 전달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로 쉽게 재미나게 풀어쓴 저자가 존경스럽습니다.

8. 에드먼즈, 에이디노, 비트겐슈타인은 왜
이 책의 저자는 영국BBC의 다큐멘터리 전문 PD와 작가입니다. 한마디로 비트겐슈타인의 부지깽이사건을 다큐멘터리로 다룬 책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부지깽이사건이 뭐냐구요? 칼 포퍼가 비트겐슈타인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와서 서로 논쟁을 벌이다가 비트겐슈타인이 부지깽이 던지고 나가버린 사건입니다. 사실 별거 아닌데 흥미를 끌기 위한 도구이고, 철학과 지식에 대한 큰 두 흐름이라 할만한 칼 포퍼와 비트겐슈타인을 평행으로 놓고 짜놓은 다큐멘터리를 상상하면 되겠습니다. 근데 미묘하게 비트겐슈타인은 비범한 천재로 포퍼는 괴팍한 고집쟁이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깊이는 모르겠으나 재미는 있습니다.

9. 이경덕, 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
일본은 사실 우리와 매우 가까우면서도 잘 모르는 나라입니다. 언제 한번 꼭 가보고 싶기도 하구요. 이 책은 일본의 주요 관광지들을 중심으로 풍부한 사진들과 함께 문화재들과 배경이 된 역사들을 설명합니다. 사진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저자가 찍은 건 아니고 일본 관광청인지의 공식 자료...)

10.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와일즈가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했다고 떠들썩했던 때가 생각나는군요. 페르마의 정리와 관련된 여러 수학자들의 이야기, 개념들의 이야기...솜씨좋은 이야기꾼이 흥미진진하게 써놓은 대중 수학서입니다.

< 기타 >

- 에코, 바우돌리노-하 : 장미의이름으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바우돌리노는 두 권으로 되어 있는데 중세 유럽의 배경을 잘 알지 못하면 즐기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즉, 제가 읽으면서 어리둥절한 적이 많다는 뜻) 상권은 그래서 상당히 지루한데, 하권은 나름대로 재미 있더군요

- 프리드만,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1 : 세계화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의 이 책은 일단 제목만 잘 이해해도 어디 가서 써먹을 정도는 되겠죠. 근데 같은 얘기 반복이 지겨워서 2권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고 1권의 첫 두세 장 정도 읽어두면 괜찮을듯.

- 유시민,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은데 (틀린 내용이 너무 많아서), 그래도 우리 개혁당 유시민 대표(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를 존경하는 뜻에서 여기 올립니다.

- 이식, 전원경,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연수하면서 영국과 사랑에 빠진 부부가 써놓은 영국 예찬론입니다. 가볍게 읽어볼만.

- Lazear, Personnel Economics : 음...이건 경제학전공자가 아니면 별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책이긴 한데, 어쨌든 기존의 인사관리와 관련된 주제를 놀라운 안목과 재주로 미시경제학으로 탈바꿈시킨 작은 저서입니다.

- Tolkien, The Lord of the Rings : 이건 아직 읽는 중이기 때문에 2003년의 책에 1순위로 올라가겠습니다.

- Pinter, Set Theory & Churchill-Brown, Complex Variables and Applications : 학부 시절 샀다가 올해 와서야 읽은 수학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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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01년) 취미로, 또는 일 때문에 읽은 책이 한 60여권 되는 것 같네요.
알라딘에 독자서평도 여러 개 올리고 했지만, 한 해를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을만한 책이 그다지 많지는 않군요. 특히 연초부터 역사책(?)을 많이 읽었는데, 재미있어 보였던 소위 '미시사(감자, 대구, 설탕 등)'류는 대개 실망스러웠고 우리 고전 중에서 건진 것도 여럿이지만, 실패도 여럿이었고 또 읽을 땐 재미있었지만 올해의 회고에 끼우기엔 좀 그런 책들도 있고...

연말 쌓인 일을 하다가 문득 돌이켜 기억에 남거나, 나름대로 내 '지적 생활(?)'에 영향을 준 책들을 꼽아보았습니다.

먼저, 하위권이라고 하면 섭섭하지만, 어쨌든 honorable mention goes to

10. 홍승우, <비빔툰> 2 & 3
... 이미 인터넷 한겨레신문을 통해 보았던 것들이지만 그래도 간직하고 싶었던 만화들.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정을 이루어가는 모습들이 정겹죠.

9. 가토, 마루야마, <번역과 일본의 근대>
... 깊이가 없어보여 일본책은 잘 읽지 않지만, 그래도 읽을 때마다 그 실용성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오히려 일본의 저력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고 할까

8. 가모브,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
... 오래전 물리학도를 꿈꿀 때 줄쳐가며 읽었더랬는데, 다시 읽어도 재미있더군요

7. Mandell, "Credit Card Industry: A history"
... 요건 일 때문이기도 했고, 요즘 들어 온갖 종류의 역사에 관심이 가다보니, 좀 지루하긴 했지만 즐겁게 읽었던 책. 역시 매사에 역사를 알고 들어가는 것이 눈이 밝아진다고.

6. 김준희, 최연희, <딸기엄마의 출산일기>, <딸기엄마의 생생 육아일기>
... 사실 후딱 읽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서 불안감을 다소 씻어주었던 만화책들

이제 진짜 올해 기억에 남는 책들은:

5. 강만길, <고쳐쓴 한국근대사>
... 지난 추석 부모님댁에서 굴러다니는 책을 주워다 돌아오는 기차간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신선함이란. 역사에 대한 관심, 내지는 그저 잡다하게 읽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던 책이죠.

4. 역사문제연구소, <학문의 길 인생의 길>
... 위의 책을 읽고 나서 강만길 교수가 들어간 책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우연히 이 책을 만났습니다. (편집자인 이이화씨 책도 마침 읽었기에) 이 책에 대해서는
알라딘에 서평을 올렸더니, 어떤 놈이 yes24에 자기 서평인양 베껴가는 사태가 벌어졌었죠. 그 때 안 사실이지만 yes24에는 젤 먼저 서평을 쓰면 사이버머니를 준다고... 나처럼 남들이 서평 안 한 책만 골라가며 서평하는 사람은 진작 그런델 갔어야 하는데...

3. 한명기, <광해군>
... 요즘 우리 고전과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이 가는데다, 작년 인기(?) 드라마 '허준'을 끄트머리만 보면서 광해군이 궁금해졌더랬죠. 시류 편승 같아서 좀 기다리다가 올해 읽었는데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올핸 여인천하 초반부를 보고서, <조광조>를 알고 싶어졌는데...

2. Swedberg, "Economics and Sociology"
... 연구소 도서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위의 <학문의 길 인생의 길>류의 학자들 대담물이죠. 경제학과 사회학의 경계에 있는, 즉 사회경제학자와 경제사회학자들과의 대담인데, 사회학과 사회과학 전반에 새롭게 눈을 뜨게 해주었다고 할지...

그리고,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짜자잔....

1. 정민, <비슷한 것은 가짜다>

연암 박지원의 글들을 번역하고 주석한 책인데, 이 책을 읽을 때는 정말 (성경님 죄송합니다^^)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았습니다. 후련하고 통쾌하고 유려하면서도 꼿꼿하고 슬프기까지 한 박지원의 글들은, 학문, 사회, 우정과 인생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반드시 다시 읽고 싶지만, 허투루는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기백년의 세월을 넘어 박지원이라는 좋은 벗이요 스승을 만났기 때문에, 여전히 고전을 읽고, 심지어 홍대용의 북경여행기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느끼는 재미와 감동이 다르겠지만 한 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아내의 지도교수께 추천해 드렸다가 저의 평판이 매우 높아졌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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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My Top 10 List

  1. Tolkien, The Lord of the Rings
  2. 김상봉, 나르시스의 꿈
  3. 강명관,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4. Rorty, Contingency, Irony, and Solidarity
  5. Rajan & Zingales, Saving Capitalism from the Capitalists
  6.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7. 남경태, 종횡무진 서양사
  8. 김용석,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9.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10. Myerson, Game Theory

2003년에도 이럭저럭 50여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개중엔 벌써 10년째 들춰보다가 말다가하던 Blaug의 Economic Theory in Retrospect 같은 책도 있었고, 여러 해를 기다린 해리 포터 시리즈 5권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Phoenix 도 있었지요. 학교로 직장을 옮기면서 도서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게 되어 선택의 폭도 넓어졌지만 또 한편 학교 일로, 하준이와 놀아주느라 분주해져서 책 읽은 시간을 좀 줄어들기도...

2003년 목록은 특별한 순서 없이 (힘들게) 10권을 골라 봤습니다.

  • Tolkien, The Lord of the Rings 

굳이 순서를 매긴다면 03년도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바로 영화로도 유명해진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었습니다. 예전에 C S Lewis의 Chronicles of Narnia를 즐겁게 읽고 나서는 마치 톨킨도 읽은 듯 착각하고 살다가 영화 붐에 (정확하게는 영화 반지원정대를 보고 나서) 책을 집어 들게 되었지요. 이제 영화도 3편 모두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책에 비해 영화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 단지 재생지에 박힌 글자에 불과했던 호빗과 엘브, 간달프와 아라곤 들과 함께 어두운 광야를 누비던 추억이 아름답게 남아 있답니다.

  • 김상봉, 나르시스의 꿈

이 책은 서양 철학의 근원에 대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게 만들어 준 책이지요. 제목만으로도 강렬하게 지금 서양이 빠져 있는 딜레마를 전달해주고 있는데...시작 부분은 조금 어렵고 지루했지만, 롱기누스의 '숭고'에서부터 차근 차근 풀어나가는 저자의 친절한 안내에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글쎄 훌륭한 철학자, 훌륭한 인문학자는 결국 문학으로 말하는 것이 아닐지...(Rorty...)

  • 강명관,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우리 역사를 정말 유쾌하게 보여주는 책. 미술사를 전공하지도 않은 저자는 오히려 자신의 전공인 한문학을 십분 활용하여 그림에 담긴 생활상들을 생생하게 (상상력을 덧붙여) 이야기해 주지요. 특히나 요즘 넷에서 거의 통용어가 되어 버린 '하오체'가 조선시대 술집에서 등장하는 대목은 그야말로 배꼽 잡을 일이었다오.

곧 이어집니다....

  • Rorty, Contingency, Irony, and Solidarity
  • Rajan & Zingales, Saving Capitalism from the Capitalists
  •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남경태, 종횡무진 서양사
  • 김용석,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Myerson, Game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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