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hen Stigler, Statistics on the Table
피어슨과 마샬 간의 논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스티글러는, 소위 한계혁명의 한 주역인 제본스(Jevons)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불가사의한 것은 제본스가 경제학의 수학화에 큰 기여를 하였고, 본인이 수학 및 통계학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았고, 과학에서 통계학적 방법론의 유용성을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에 통계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별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통계학적 방법론을 사용한 듯이 보이는 대목에 대해 스티글러는 간단한 논증으로 이를 반박하고 있다.
한편, 에지워스(Francis Ysidro Edgeworth)야말로 이 책 전반부의 hero이다. 그는 애초에 그리스 고전학자를 지망한 사람이었고, 독학으로 수학, 통계학, 경제학에 입문하였다. 고전에 뿌리를 둔 배경 때문에 글도 고상(?)하게 쓰고, 독창적인 방법론을 주창한 듯하다. 그가 이미 분산분석(anova)의 방법론을 통달하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에서는 역시 시대를 앞서간 천재성이 보인다고 하겠다. 통계학에서나 경제학에서나 그가 마땅히 차지했어야 할 위치를 누리지 못한 것은, 통계학에는 다만 학문 역사에서의 아쉬움에 불과하지만, 엄밀한 실증경제학의 발전이라는 과제를 놓고 볼때는 큰 손해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