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으로 기울어진 과학기술 과학기술자로서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은 행위다. 강제적으로 모든 과학자에게 윤리적으로 고민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옳은 행위이므로 장차 과학기술자로서의 삶을 살려는 사람이라면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라는 책은 바로 한 진보적인 과학기술자의 눈으로 본,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기술들의 현란한 몸놀림을 비판적으로 논한 글이다. 따라서 마냥 과학이 신기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소 과격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예를 들어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과학적인 무지의 소치로 주장하는 과학자들을 싸잡아서 자본에 놀아나고 있는 거짓말쟁이라고 욕하는 것과 같은 면은 지나치긴 하지만 그래도 경청해 볼만한 이야기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북한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작가의 관점이다. 과학기술의 적용에 있어서 핵발전소의 문제를 다룰 때,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남한과 미국에서 찾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인 것 같다. 물론 작가의 지적이 틀린 것만은 아니지만 북한 정권이 가진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없이 압박을 가하는 미국와 한국 정부만을 비난한 것은 옳지 못한 것 같다. 더군다나 과학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데올로기적인 냄새를 피우는 것은 썩 반갑지만은 않다. 물론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당연히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겠지만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것이 아닌 균형적인 시각으로 글을 썼다면 좋았을 것이다. 작가 본인이야 인도주의적인 생각에서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겠지만 북한의 정치 세력들이 그렇게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남한이나 미국의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북한의 정치 세력들에게는 왜 그다지도 너그러운지 모르겠다. 정치적 역학 관계를 너무나 단순하게 보는 것이 안타깝다. 과학은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와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기도 하지만 그 스스스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점만 아니었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