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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어쩌면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가 될지 모르는 <아이들의 집>, 그리고 현실의 이야기
연상호 감독, 천선란 작가, 듀나 작가의 추천이라는 띠지가 눈에 들어온다. 부커상, 전미도서상 등의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장편소설 <아이들의 집>을 만나게 되었다. 희뿌연 연기가 드리워진 핑크빛 배경의 골목. 어딘가로 달려가는 아이들 그림의 책 표지가 시선을 끈다. 개인적으로 소설이라는 장르를 잘 읽지 않는 편이라 고민했지만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여서 일까, 책을 읽는 순간 빠져들어 읽게 된다.
책은 시체에 물을 주는 여자 이야기로 시작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책의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조각은 독자에게 이야기의 첫 장면이 무엇인지 그릴 수 있게 한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아이들의 집'이라 불리는 국가 주도 어린이 양육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 속의 아이들의 이야기로 정부의 주거환경 관련 담당 조사관인 '무정형'의 근무지에서 일어난 사건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책은 국가와 가정의 양육의 문제, 아동학대, 해외 입양 문제에서 드러난 숨은 진실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등장인물의 이야기는 또한 동성애와 동성 가족에 대한 '정치적'시선과 장벽, 로봇, 인공 자궁, 체세포 기술 등 과학기술의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인 시각들을 녹여낸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현실의 이야기들과 맞닿아 있기도 해서 우리의 사회적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하게 한다. '아이들의 집'은 어떠해야 할까. 무엇이어야 할까.집, (다양한) 가족, 사랑...이라는 단어들이 다시 머릿속에 떠오른다.
** 미자모 서평단으로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