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10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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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언제나 자기 존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누군가에게 부정이 행해지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은 혁명가의 자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쪽

물레방아를 향해 질주하는 돈키호테처럼 나는 녹슬지 않는 창을 가슴에 지닌 채, 자유를 얻는 그날까지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갈 것이다.--쪽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는 자신감은 제때를 만났을 때 완전히 발휘된다. 이 일로 인해 나는 세상세서 가장 잘난 인간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279쪽

정부군의 대공세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군인들에게 게릴라들은 도무지 눈에 띄지도 않고 붙잡을 수도 없는 유령 같은 존재였다. 사실 지형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데다가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연락용 암호 덕분에, 마구 고함을 질러대기만 하는 적들에 비해 훨씬 더 신중함을 가질 수 있었다. 마구 고함을 질러대고 자신들의 위치를 무전기로 알리고 처음부터 불을 피우는 군인들의 모습은 게릴라들을 안심시켰다. 그에 비해 게릴라들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거나 속닥거리기만 해도 되었다. 또한 그들은 숲 속에서 훤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나타나면 일렬로 서서 각각의 간격을 가급적 멀리 두고 행진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 이것은 혹시 있을 적의 공습에 대비하여, 뭉쳐 있지 않음으로써 표적을 흐트러뜨리려는 계산에서였다.-342~343쪽

인간은 태양을 향해 당당하게 가슴을 펼 수 있어야 한다. 태양은 인간을 불타오르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준다. 고개를 숙인다면 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쪽

그의 삶이 극적이었던 것은 언제나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었다.--쪽

젊은 공산주의자의 의무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인간형의 완성입니다. 새로운 인간형의 완성이라는 말은 최고의 인간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최고의 인간은 노동과 학문, 이 세계 모든 민중과의 부단한 연대를 통하여 정제된 인간입니다. 이 지구상 어디선가 무고한 목숨이 꺼져갈 때 함께 고통을 느낄 수 있으리만치 감성이 계발되어 있으며, 자유라는 깃발 아래 분연히 일어설 줄 아는 인간입니다.--쪽

UPI 보도를 근거로 『라 라존』지에 실린 기사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동생이었던 밀턴 아이젠하워의 "라틴아메리카의 독재자들에 대해서는 냉정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의 주장은 바티스타의 망명을 받아준 도미니카의 트루히요나 파라과이의 스트뢰스너, 그리고 니카라과의 소모사를 겨냥한 암시이기도 했다.-433쪽

"우리 시대가 당면한 문제는, 기층민중을 헐벗게 만드는 자본주의와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할지 몰라도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주의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제물로 삼는다. 한편 공산국가는 자유에 관한 한 전체주의적인 개념 때문에 인간의 권리를 희생시킨다. 우리가 그 어느 것도 일률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혁명은 쿠바만의 주체적인 혁명이어야 한다."라고 카스트로는 썼다.-441쪽

"이 방에 경제전문가가 있소?"
그러자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었다. 체 게바라였다.
"좋아, 그렇다면 지금부터 자네가 국립은행 총재네."
체 게바라는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 방에 공산주의자가 있소?"라고 묻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경제전문가인 'economista'를 공산주의자인 'communista'로 들었다는 얘기)-455쪽

마르크스의 가치는 그가 사회사상사에 급격한 질적 변혁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를 해석하였고 그 역동성을 이해했으며 미래를 내다보았다. 그가 탁월하였다는 것은, 학문적 의무가 정지할 수 있었을 그 지점에서 다만 예측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혁명적 개념을 세웠다는 점에서이다. "자연을 해석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변형시켜야 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노예나 도구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의도에 따라 그것을 변형시켜 재조직해야 한다. 그 순간부터 마르크스는 과거를 고정시키려는 특별한 의도를 갖는 일체의 것을 적대시하는 입장 속에 자신을 규정하기 시작한다.-491쪽

소비재는 바로 삶의 법칙이자 궁극적으로는 의식의 주된 요소이기도 하다. 다른 체제의 옹호론자들에게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 물질적 자극과 의식은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용어처럼 보인다.

체의 마르크스주의에는'신성함'이란 게 없었다. 더 나아가 이론조차도 문제 삼아야 할 때는 그렇게 해야 했다.-529쪽

"길이 없다 하여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스스로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5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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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희망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최악의 영웅은 살아있는 영웅이다. 이 자들은 스스로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고 나머지 모두를 바보이자 노예로 만든다.

다음은 죽었으되 살아있는 영웅이다. 살아있는 자들이 죽어있는 자를 무덤에서 끄집어내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살아 있는 자는 사관을 부려 제 입맛에는 달콤하되 인민에게는 독이나 다름없는 사탕을 만들어내 모두를 노예로 부린다.

각주(脚註) _ 김남주

헤겔은 어딘간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동방에서는 한 사람만이 자유로왔는데 지금도 그렇다

그리스 로마에서는 몇 사람이 자유로왔다

게르만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다

마르크스는 어딘가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시아적 봉건사회에서는 한 사람만이 자유로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몇 사람이 자유롭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만인이 자유로울 것이다

그러나 헤겔도 마르크스도

다음과 같이 각주 붙이는 것을 잊어버렸다

식민지 사회에서는

단 한 사람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그러나, 김남주도 다음과 같이 각주 붙이는 것은 잊어버렸다.

영웅이 통치하는 사회에서는 여전히 단 하나 사람만이 자유롭다고.

행복한 영웅은 인민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전설의 영웅이다. 그는 시대의 영웅으로 시대의 소명을 다하면 기꺼이 장막 뒤로 모습을 감춘다. 그는 그저 인민의 희망에게 얼굴을 빌려주었을 뿐이므로. (109쪽)

* 잉여 생산물이 생겨난 이후로 인류는 권력이라는, 부(富)라는 강제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고 억압해왔다. 힘이 없는 백성들, 국민들은 전제군주, 독재자들에게 굴복해야 했고,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들은 자본가 계급에게 착취당해야 했다.

이것이 비자발적인, 타인에 의한 불행이라면, 반대로 고통을 자청하는 경우도 있다. 역사는 히틀러, 일본 천황, 김일성, 황우석 등 끊임 없이 거짓된 영웅을 만들어 왔다. 이들은 대중들의 영웅으로 자리잡고 그들의 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대중들은 영웅에 대한 자신의 사랑 속에서 황홀감을 느꼈다.

하지만 사람들이 영웅을 통해서 맞보는 황홀감에도 불구하고 영웅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영웅에 열광하는 대중들 뿐만이 아니라 영웅화 대상인 영웅 본인에게도.

이 세상에 영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의와의 싸움에서 늘 정정당당하게 승리하고, 얼굴도 잘 생기고/예쁘고, 고귀한 혈통 출신의 소위 대중이 믿고 싶어하는 '그들의 영웅'은 말 그대로 '그들만의 영웅'일 뿐이다. 대중들이 영웅이라 믿고 있는 실체는 대중들 자신들의 소망이 만들어낸 허구의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때때로 대중의 이러한 욕망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이미지를 영웅에게 강요함으로써 대중 그 자신 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영웅이라 믿고 있는 대상에게까지 고통을 줄 뿐이다. 대중이 진정으로 사랑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일 뿐이다. 그들은 자신의 은밀한 곳에 꽁꽁 숨겨져있는 나약함을 영웅이라는 사탕발림이 아니라 단련된 강인함으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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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2006-09-3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사랑은 한없는 것이지요..
영웅도 기다리는 기간이 깉 만큼 멋지고 훌륭하겠네요...

하나비 2006-10-0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이렇게 영웅에 대해 무의미함을 토로해놓고 오늘 주몽 재방송을 즐겁게 보았답니다// 이런걸 보면 역시 저도 평범하고 나약한 대중이라는.../
 
느린 희망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구판절판


보데가(Bodega 국영배급소)의 배급품목은 무상이 아니라 매우 싸게 가격이 매겨져 있다. 쌀의 예를 든다면 5파운드에 25센타보. 즉 2.27킬로그램에 10원 정도이다. 커피 142그램은 200원에 판매된다. 배급물량 이상을 구입할 때에는 배급가격보다 몹시 높은 값을 치러야 한다.

*배급 책 리브레타 Libreta-33쪽

도시 안팎의 유휴지(도시의 공터나 주차장)를 활용하는 오르가노포니코의 땅은 메마르고 척박해 농작물을 재배하기에는 지력이 낮다. 이 때문에 슬레이트, 벽돌 따위의 폐건자재를 활용한 양육판에 유기질 흙을 담고 분변토와 같은 유기비료를 사용하는 저형적인 유기농법으로 작물을 재배한다. 도시농업에는 오르가노포니코 외에도 다양한 형태들이 있다. 작은 텃밭, 뒤뜰, 대중농원 역시 도시농업에 포함된다. 집약텃밭은 유기비료를 쓰지만 양육판을 만들지 않고 직접 흙에 쓴다.-42쪽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파리의 건물들과 세월의 고단함을 못 이겨 무너지고 있는 아바나의 건물들. 1세계와 3세계, 남과 북, 제국주의 본국과 식민지의 시침은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211쪽

미자유무역지대(FTAA)를 에스파뇰 약자로 옮기면 알카(ALCA)가 된다. 예전 같으면 아바나 거리만의 구호로 끝났을 '노 알카(NO ALCA)'의 구호가 지금은 라틴아메리카에서 그리 만만치 않은 세를 보이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구호는 '노 알카'에 그치지 않고 '시 알바(SI ALBA)'로 이어지고 있다. 알바(ALBA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는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알카에 대항해 주창한 대안기구이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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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건학기념일이라 학교를 쉰다. 이번 주에 들어 공자탄신일이라 쉬었던 월요일에 이어 두번째 휴일이다. 다른 아이들은 답사를 갔다. 그래서 홀로 남겨졌다. 아니 홀로 남겨짐을 선택했다. 내가 가지 않겠다고 했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학교 가고, 직장 가고 평일을 보내는 사이에 나는 평일의 일탈을 즐기며 그동안 미뤄뒀던 일을 한다.

  1. 독후감 쓰기 - <체 게라바라 평전>,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1>, <백수생활백서>, <미실>, <소풍>

  2. 밀린 책들 읽기 - <신 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 <느린 희망>

  3. 다음주 월요일 세미나 준비하기. - '야스쿠니 신사 참배'

     최윤영의 W

     Ep 14 (2005-8-12) 고이즈미의 8월 15일 신사 참배 가능성 진단 / 인도 코카콜라 공장과 물 부족의 관계

     Ep 23 (2005-10-21) 8월 17일 고이즈미 신사참배 파동 / 인도의 잔존하는 카스트 '불가촉천민'

     Ep 46 (2006-4-21) 러시아의 '스킨헤드'-신나치주의 / 기미가요 강제

     Ep 58 (2006-8-18)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한 국제관계 악화

     <세미나 준비와는 상관없이>

     Ep 10 (2005-7-1) 볼리비아 사태 / 일왕의 사이판 방문 /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잔혹사

     *<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나서 체 게바라의 마지막 투쟁지였던 볼리비아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체 게바라가 그토록 바랬던 제국주의와 독재에서 인민의 해방이 과연 이루어졌을까.

     * 한비야씨의 책을 읽고 알게 된 시에라리온. 아름다운(난 잘 모르겠지만) 다이아몬드 때문에 반군들은 사람들의 팔과 다리를 자른다. 노동자들이 다이아몬드 발굴 노동을 해서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Ep  28 (2005-11-18) 쿠바에서 찾아본 체 게바라의 흔적

4. 영어 회화 학원 알아보기 - 정철 어학원, Wallstreet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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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9-3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제 허접한 리뷰가 도움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다카하시 데쓰야의 <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 강추에요!

하나비 2006-10-0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벌써 여우님 리뷰 읽고 보고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았는데 대출중이더라구요//ㅠ 현재 예약버튼을 꾸-욱 눌러놓고 대기중이에요!!
 
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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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이 바로 자비이며 삶의 일부를 교환하고 서로 느낌을 공유하는 행위라는 것이다.-6쪽

밥을 다 먹었으나 일어나 가주는 것. 이게 프로페셔널한 손님의 기본 아니겠는가. 주인이 프로면 손님도 프로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손님을 서서 기다리게 하면서도 계속 다른 손님을 끌어들이는 한편 밥을 먹는 손님을 돈 내는 일만 남은 바보로 취급하는 태도가 밥맛이 다 떨어지게 만들었다고는 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손님과 밥을 먹는 손님을 투쟁관계로 설정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도 하지 않았다. 프로들은 그런 투정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냥 간다. -26쪽

죽여서 집어넣는 건 가능했지만 중인환시리에 대한 남아의 체면이 있지 도저히 그런 하책을 쓸 수는 없었다.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裡 : 무리중, 사람인, 고리환, 볼시, 속리)
여러 사람들이 반지처럼 동그랗게 모여선 속(가운데)에 서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조그마한 행동이라도 볼 수 있게 드러난 상태.

-32쪽

오병이어의 기적은 아니지만 가마솥 아래 연기가 피어오르는 한 손님대접 걱정은 없었다.

*오병이어의 기적 : 예수가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 명을 먹였다는 기적적인 사건.-38쪽

우리 옆 식탁에서는 동창회를 하는지 연신 생맥주잔을 부딪쳐가며 서로가 서로의 편임을 확인하고 있었다.-100쪽

눈 내린 들판 환한 달빛처럼

-103쪽

거대한 은화 같은 새하얀 달.-201쪽

잃어간다. 남 흉내내고 따라 하는 동안 어느새 우리 스스로를 남기없이 잃어가듯.-222쪽

문득 골짜기가 밤송이처럼 크게 벌어지며 별과 불빛이 나타났다.-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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