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희 사진모음
허철희 지음 / 밝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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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자는 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무런 설명 곁들이지 않아도 사진 한 장 한 장에  눈물이 어린다.

저 아름다운 갯벌, 저 고귀한 생명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사진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천만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가지는 위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갯벌 사진들.

저 갯벌이 사라진 후, 인간은 또 얼마나 파괴를 거듭할 것이며,

인간은 언제까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당장 저 생명들의 괴로움을 어찌 이해할 것이며

후세에게 얼마나 큰 원망을 들어야 할까?

참으로 아름답고도 숙연해지는 사진집이었다.

-옥의 티-사진 캡션에서 오자가 몇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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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뱃속에서 고래 잡기 -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1 푸른숲 작은 나무 1
김용택 지음, 신혜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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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책을 들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집에 도착도 하기 전에 몽땅 읽어버렸지요.

어찌나 배꼽빠지게 재미있던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들,

구수한 우리 전래 동화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즐기는 것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이야기의 재미가 달라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정감어린 사투리가 섞여서

말은 생명력을 갖고, 말은 숨을 쉬고, 말이 움직입니다.

아직 그림책을 읽는 유치원생 아이에겐 좀 어렵다 싶지만,

하루에 하나씩 천천히 읽어줘 볼까 합니다.

지금 읽는 이야기들이, 나중에 아이가 자랐을 때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지요.

참, 이 책 읽을 땐 꼭 배꼽에 밴드 붙여 놓으세요.

안그러면 잃어버릴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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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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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잊어버리기 쉽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어디 먼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에 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존재는 가족.

이 평범한 진리를 기억하고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이제 겨우 두권째 읽어봤을 뿐이지만-

문학적인 부담이나 사실주의적 딱딱함 따위는 무시해버리고

그저 가까이 있어서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을 되찾아 준다.

큰 것만 보지 말고 작은 것,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하라고

경고해 주기도 한다.

삶에 지쳐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은 사람은

바나나의 작품에서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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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4 - 가면박물관 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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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리물은 단순히 살인과 사건 해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확실히 범인이 파놓은 함정을 피하고, 진실을 밝혀나가는 스릴 있는 장르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추악함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

야쿠모 4권에서 보여준 가면 이야기는 인간의 이기심, 어리석음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연극하듯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진부하게 느껴지기 쉬운 이야기를 추리의 틀 안에서 진지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모든 작품이 동일하게 만족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는 것.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읽고 나서 왠지 모르게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직 이유를 알 수 없다. ㅜ.ㅜ

새로운 점은, 일본 문화에 대한 페이지가 있다는 것이다.

만화를 보면서 생소한 문화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야쿠모의 민속 기행은 그런 어려움을 덜어줄 듯하다.

앞으로 롱런하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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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클럽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시공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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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하기도 낯설고 힘든 타이예페르라는 사람의 죽음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전체 구조를 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전혀 그렇게 볼 수 없으니...

수없이 등장하는 수많은 작가와 책의 이름.

그리고 내용과 대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작가의 서술방식이 큰 벽으로 다가왔다.

이건 작가의 지식 과잉인가? 독자의 지식 부족인가?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책들 중 겨우 삼총사나 몽테크리스토 백작 같은 것만 알고 있고

그 많은 작가들중 고작 서너명 이름만 알고 있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일까?

책을 반절 이상 읽을 때까지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혼란을 겪었다.

그것은 과연 내 개인의 문제인가?

 

후반으로 들어서서는 좀 속도감 있게 전개되지만,

(이것은 남부의 여왕에서도 그랬고, 아마도 이 작가의 방식인가보다)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까지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아버렸다.

이레네의 정체도 알 수 없었고, 바로 보르하의 광기도 뜬금없었고, 뒤마클럽의 방식도 그렇다.

그리고 가장 알 수 없었던 것은 작가가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이다.

발칸의 입을 빌어 "게걸스럽게 읽어치우는 독자"에 대해 비아냥을 담고 있는 듯하긴 한데...

또는 문학세계와 현실 세계의 구분에 대한 이야기를 한 듯도 한데...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무슨 내용인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줄거리만 따라간다면 모를까

이 책을 이해해가며 읽는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만큼 게걸스레 책을 읽어댄 사람이라면 혹시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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