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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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읽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읽기도 전에 줄거리가 어떻게 범인이 어떻고...등등... 내용을 몽땅 알아버리게 되면 읽는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 이 책은 특히나 그렇다. 심지어 책 겉표지에 적혀있는 소개글도 무시해야 할 지경이다. 그렇지 않으면 읽는 맛을 전혀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크리스티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작품이다.
추리물 독자들의 선입견을 날카롭게 치고 들어가 여지없이 뒤통수를 후려쳤기에 처음 이 책을 읽었던 당시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책 첫장에 '나'라는 일인칭 표현이 나왔을 때 왜 화자가 일인칭이어야 했는지 전혀 의심해보지 않았으므로, 더구나 범인일 거라는 기상천외한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므로, 포와로가 '나'를 향해서 범인이라 했을 때 그 놀라움은 마치 '내가' 범인이 된 듯한 착각마저 일으켰다. '나'는 그저 얌전히 화자의 시점을 따라가며 단서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뒤통수를 후려맞고 눈앞에서 불꽃이 번쩍 튀는 기분이었다.

역시 뒤통수치기의 일인자 크리스티. 누가 그녀만큼 독자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우롱할 수 있을까.

굳이 한 가지 흠을 잡는다면, 너무나 특이한 작품인 탓에 망각의 강에 빠져 다시 읽을 수 없다는 것.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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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쉬멜로 2005-05-0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이 책 사려고 했는데 범인을 다 알아버렸잖아요!!;ㅠㅠ

달곰 2005-05-0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스~ 이런 실수를...죄송하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