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억... 스매슁 펌킨스가 infinite sadness를 발매한지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는 걸 알았다. 그럭저럭 스매슁 펌킨스와 함께 한 애욕의 10년이라고 말할 수 있다.
siamese dream을 들으며 잠을 청한 대학 기숙사의 밤은 몇날이나 되었던고... infinite sadness를 너무너무너무 갖고 싶었지만 2cd에 당시로선 라이선스도 안되던 신참 시절, 수입음반을 낼름 구입한 친구를 부러워만 하다가 드디어 학교 축제 때 중고매장에서 15,000원을 주고 사고는 (진짜로) 눈물을 흘렸다. 너무 좋아서.
이후 온갖 잡다한 라이브 실황들을 그러모으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스매슁 펌킨스 홈페이지도 만드는 전무후무한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2000년 한국공연이 성사되었을 때는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왔다. 예상 트랙리스트를 짜서 혼자 보면서 실실 웃었고, 예상 앵콜곡 리스트도 짰다.
왠지 이 2000년 이후로 나의 음악취향은 진화를 멈춘 기분이다. 펌킨스 외에도 그렇게 좋았던 아티스트들이 많았는데, 찾아듣거나 하질 않는다. 오늘은 픽시스 베스트 앨범을 듣는데, 괜시리 눈물이 글썽. 얘네는 왜 재결합 같은 걸 한다냐 싶지만 뭐... 사실 펌킨스가 재결합한다면 난 환영이니까 -_-;;; (그냥 한 자리에서 걔네를 보는 게 목적이다)
사실 2000년 이후로 특별히 놓쳐서 아까운 음악도 내겐 없다. 그때 이미 팝은 지루해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들 음악의 위기가 아니었으랴만은, 힙합에 관심이 없고 재즈나 클래식에도 특별히 관심이 없는 지금은 내게는 최대의 음악 씬의 위기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열과 성을 다해 각종 인디 레이블의 신참들을 순례할 정성도 없고. 후우... 죽기 전에 레딩에는 가봐야 할텐데.
오늘의 향수어린 cherub rock 한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