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학
마광수 / 철학과현실사 / 1997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고자 했던 목적은 시를 쓰기 위해서였다. 시를 쓰기 위해 시집을 읽기도 해보았지만 교과서 수준의 감흥 이상을 받지 못하였고, 습작을 해보았지만 시를 쓰고자하는 열망만 있을뿐 도대체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 안에 가득한 독백이 가지는 의미를 표현하지 못하니 더욱 답답하였다. 이 책을 보게 이유는 이렇다.

'다 읽은 지금, 감은 잡았나요?'라고 묻는다면 부끄럽지만 '네, 그런것 같네요'라고 말할 수 있게되니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겠다. 마광수씨는 <<시학詩學>> 맨 마지막 글에서 문학하고자하는 이들이 갖추어야할 태도에 대해서 말한다. '고독한 가운데에서의 정직한 배설'!

이것은 집단적 창작과정보다는 개인주의적 창작과정을 염두해 둔 태도이다.(이것으로 마광수씨의 시론詩論을 개인주의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개개인의 욕망해소 방법을 근거로 한 것이기에, 시인 자신의(혹은 여타 문학하는 이의) 창작욕이 '정직한 배설'에 기초해야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super-ego'에 억압된 욕망 즉 욕망에 대한 억압을 솔직히 인정하고, 내적 갈등의 표현과 해소의 장으로 시를 써야하는 것. 바로 지적 편력이나 욕망에 대한 억압을 방조, 강요하는 것이 시가 될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마광수씨의 주장은 시작詩作에서부터 시작해야한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시학詩學>>은 국가주의 추종이나 교조주의에 신물난 상태에서(그속에서 괴로워했던 나 자신) 청량제였다.

내 안의 욕망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정직하게 배설해야 한다는 거을 은연중에 억제했다는 것을 인정하니, 이제야 시를 쓰고자하는 욕망의 흐름에 대해 감을 잡았다고 말할수있게 된것이다.

<<시학詩學>>은 '시를 어떻게 써야하는가'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색다른 재미를 제공해준다. 바로 명시라고 하는 '진달래꽃', '서시'등등의 시에 대한 분석/이해 대해서도 정신분석학적 방법으로 설명하여 일반적인 이해와 분석의 밖에서 시를 볼수있는 재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