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장미여관으로
마광수 지음 / 자유문학사 / 198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성 담론이 한풀 꺽인 시점에 나는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읽게되었다. 여러 여성주의 논평이나 글에서 관념적으로 이해했던 남성중심의 성담론에 대한 반대가 일상을 지내면서 자주 충돌하는 시점에 나는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읽었다. 사회적 담론이 지나 낡은 것이 된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성담론에서는 논리보다는 과거의 인습과 안주로 인해 속앓이를 낳는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쓰린 속이 바로 그 결과라 하겠다. 마광수의 시집을 찾게된 것은 선전적인 제목 때문이 아니라 서점에서 훑어보았던 몇편의 시가 나의 위선과 거짓(이것은 남성의 위선일것이고 권위주의적인 성 정체성일것이다.)을 비꼬고 뒤집어버렸기 때문이다.

마광수의 시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말하겠지만 그의 시가 풍기는 상징을 생각해본다면 남성 성기중심의 성에대해서 통렬한 비판하고 있으며 억압적인 사회체제에 대한 위선과 거짓을 뒤집어 보여주고 있다. 부부간의 관계가 현실은 어떠하지를 기호의 나열로 보여주는 시에서는 유교적 부부관이 아직도 재생산이(물론 지금은 서유럽의 부부관이 많이 수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세대간의 부부관의 충돌을 볼때) 무미건조하고 인간개개인의 욕구를 짖밟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자신(특히 남성)이 갖고 있는 성에 대한 관념을 제거하고 현실의 위선과 거짓을 보는 상징의 만화경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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