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12가지 관념에 대한 재음미하도록......

'아르로디테가 육체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프로디테 포르네(음란한 사랑의 여신)'라고 불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르포디테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보라, 그 아들인 에로스는 '프쉬케(마음)'를 사랑하여 마침내 사랑을 한 단계 드높이지 않았는가? 마침내 인간이 본받아야 마땅한 사랑의 본보기를 보이지 않았는가?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에서 딸이 태어난다. 이 딸의 이름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기쁨'이다. '사랑'과 '마음'이 짝을 이루니 그 딸이 '기쁨'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이다.'

''플루토스'는 저승왕 하데스의 별명인데, '재보' 또는 '넉넉하게 하는 자'라는 뜻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도 다 있다. 어둡고 음습한 저승왕에게 이렇게 긍정적인 별명이 붙었다니……. ......하지만 그저 듣기 좋으라고 붙인 이름만은 아니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 즉 저승 땅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씨앗만 묻으면 키워 주고 열매 맺게 해 주는 넉넉한 대지의 품안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가장 자극 받았던 글이다. 죽음·사랑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기 때문이다. 이윤기씨가 12장의 주제로 엮은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일반인들에게 꿰지 않은 구슬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윤기씨의 입담 섞인 글로 보석이 된 것이다. 너무도 신기하게도. 또한 12가지 관념(신,사랑, 저승 길, 대홍수, 뱀 등등)들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것이다. 그것도 쉴세없이...

그런데 나는 여기에 '인간의 근본'을 알기 위해 읽어야할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글이 없던 시기 그리고 실증과학이 발전할 수 없었던 시기에 신화는 인류가 자연을 해석하는 방법이었으니까. 고대인류의 삶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그들 나름의 방식을 풀어낸 것이다. 고대 인류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이해를 신화에 담아놨다면, 이윤기씨는 그들이 마련한 선명한 색을 각각 갖고있는 물감(각각의 신화)을 이용해 한편의 그림으로 완성하였다. 외국신화의 소개가 아닌 한국인의 정서와 이해를 적절히 섞어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스 로마 신화'와 내 생활의 애증을 뒤섞이도록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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