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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야기 Be The Reds
얀 룰프스 지음, 양희승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월드컵 4강에 들고나서 작년에 정말 많은 책이 나왔다. 히딩크 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서전부터 시작해서 이용수 기술위원장, 축구 취재하던 PD...하여간 월드컵과 조금만 관련있으면 다들 자기 추억담을 얘기하려고 난리가 난 듯 했다. 신문기사보다 나을 것 없는 책들은 어찌도 많았던가!
1년이나 지나서 나온 얀 룰프스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분석관(사실은 팀 매니저+히딩크 감독 비서)의 <6월 이야기 Be the Reds>는 뒤늦은 감은 있으나, 그 덕에 꽤 차분하게 지난 6월을 회고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그런 점에선 작년에 나온 흥분에 들뜬 어설픈 책들보단 훨씬 읽을만 하다.
네덜란드에서 히딩크 감독과 함께 축구해설가로 활동하던 얀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그의 제의로 낯선 세계로 발을 내딛게 된다. 얀은 1년 6개월 가량 한국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느꼈던 바를 대단히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그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대한축구협회의 운영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날카롭다. (현 축협 임원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속이 다 후련하다!) 이외에도 우리가 몰랐던 대표팀 프론트들의 갈등과 화해, 선수들의 숨겨진 뒷얘기들도 흥미롭다. 특히 끊임없이 전도에 힘쓰는 독실한 크리스천 이영표 선수에 대한 에피소드는 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
단순히 지난 월드컵의 감동을 추억하는 책이라기보단,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과 한국축구...그리고 자신과 한국 선수, 그리고 한국인 모두가 이뤄낸 월드컵 4강에 대한 담담한 회고록이라고 보면 맞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