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가 제자의 시를 도용해 자기 시집에 실었다가 지금 곤경에 빠져있다.
평소 마광수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품고 있었던 나로서 몹시도 실망스런 일이다.
그의 작품이라곤 군대 전역후 첫번째로 읽은 책인 <운명>이 전부다. 그에 대한 세상의
시끄러운 논쟁은 별 관심없다. 그러나 그의 글을 한편 정도 읽은 사람으로서 성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와 거침없는 솔직성이 맘에 든건 사실이다. 어떤 도덕적인 가면을 쓰지
않은 그의 모습들에서 나는 정직함과 자유를 동경한 것이다.
때론 그런 생각도 했다. 과연 저러한 성적인 자유분망함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인가 ? 그러한 의아함도 품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의 도덕성이 심히 훼손돼 버렸다. 글쓰는 자로서 도작을
했다는 것만큼 큰 죄가 있을까? 성적 자유분망함과 도덕성이 같이 갈수 없다는 의미인가?
성적 타락은 곧 도덕성의 타락인가 ? 이것의 등식에서 예외가 없단 사실을 마광수가
보여주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자유분망한 성관념도 그 정체가 드러난것이 분명한게
아닐까. 명망있고 사회적 지위가 충분한 그가, 왜 그러한 자살골을 넣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무엇이 더 필요했을까? 문학에서만큼은 세상의 비정함이 스며들지 않기를 바란다.
문학은 어쩌면 세상 모든 아픈 영혼들의 순결한 쉼터이기 때문이다. 마광수의 도작이 비난
받아야 마땅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2007.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