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두 가지 기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즐겁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 있을까? 질문을 조금 바꿔서, 당신을 '행복'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에는 곤란함을 느낀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를 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또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를 일독하기를 권한다. 사이토 다카시는 일본 최고의 교육학자로서 문학, 역사, 철학, 공부법,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식견과 지식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낸 작가이다. 일본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하며, 한국에도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 그가 행복을 위한 자신만의 단순한 기준 두 가지만 있으면 힘든 하루도 거뜬히 보낼 수 있다는 절대 행복론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사이토 다카시는 '당신은 언제 행복을 느꼈는가?'라는 질문에 단순한 두 가지가 떠올랐다고 한다. 바로 '만두'와 '사우나'다. 20대 무렵부터 사우나에서 땀을 흠뻑 흘린 후 군만두를 먹을 때마다 행복의 기준이 충족되고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행복감은 지금까지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축으로 그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가 전하는 '절대행복론'은 정말 단순하다. 자신만의 단순한 기준을 가지라는 것. 그리고 그 기준에 비추어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가 사우나를 한 후 만두를 먹을 때 느끼는 행복처럼 말이다. 


"절대적인 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가치를 뚜렷이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군만두가 별 의미가 없다해도 내게는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다. 그렇다면 나는 나만의 '군만두 행복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자기 안에 단순한 기준을 갖는 일이며, 절대적 행복의 비결이다" (19p)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에는 행복에 대해 논한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저자는 러셀의 '행복의 정의'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바람직한 인생관을 갖추고 정신적으로 조금만 훈련하면 걱정을 덜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고를 조절하는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중략) 심지어 고민거리를 해결할 아무런 대책이 없는데도 그 일에 관해 끝없이 생각하고 집착한다." (122p) 


즉, 머릿속을 정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이성의 힘으로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자신이 힘이 미치지 않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는 일은 고심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을 것을 권유한다.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가 제안하는 마음의 평화를 찾고 행복해지는 방법 중 하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롤러코스터 타듯 변화하는 감정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곰곰이 들여다 보면, 우리가 우울에 빠지는 원인 중 대다수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의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늦게 오는 출퇴근 버스,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직장 상사처럼 말이다. 물론 지하철을 타거나 회사를 옮기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저자가 말한 대로 더 이상 그것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그는 행복과 연관되는 '스트레스'의 관리법도 설명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서 행복을 찾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한다. 절대적 행복론이 사람들마다 다른 것처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도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특히 그는 방금 겪은 언짢은 일도 먼 옛날의 일로 느끼도록 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스트레스를 멀리하라고 밝힌다. 첫 번째 방법은 시간을 빨리 가게 하는 것이다. 하루에 영화를 서너편 몰아보거나, 책을 두 세권씩 읽는 것처럼 시간을 소비하면 그 직전에 괴로웠던 일들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 다른 한 가지의 방법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 일보다 더 힘든 일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빠지면 그 때까지의 고민은 하찮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책의 끝부분에 사이토 다카시는 사람마다 행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고 말한다. 사소한 일에도 엄청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난이도가 높은 엄청난 일을 도전해야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행복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절대적인 행복론'을 갖고 중심을 잡고 나아간다면, 당신에게도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사이토 다카시는 담담하게 말한다. 당신이 당신만의 절대 행복론을 찾기를 바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물의 지능이 얼마나 발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전세계의 많은 연구진들이 꽤 오래 전부터 연구를 진행해왔다. 오랜 역사를 지닌 동물에 대한 연구 중에서도 동물행동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의 연구는 주의 깊게 살펴볼 가치가 있다. 그는 인간이 결코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가 책의 서문에서 던진 화두는 이것이다.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인간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동물들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있으며, 우주에 인간을 능가하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인간이 현재로서는 가장 우월한 존재라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 프란스 드 발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없으며, 동물 역시 그들 나름의 방식 그러니까 생존의 방식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우월함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똑똑한 동물'을 떠올릴 때, 흔히들 영장류를 머릿속에 그린다. 침팬지나 오랑우탄 정도의 지능을 가진 동물들이 그나마 인간과 가장 비슷한 유전자를 가졌으며, 그렇기에 인간과 유사한 사고를 한다는 생각에서 이다. 프란스 드 발은 영장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연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뿐만 아니라 까마귀, 문어와 같은 동물마저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했다. 


"첫 번째 실험은 야생에서는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까마귓과 새인 떼까마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었다. 물을 채운 수직방향의 관에다 물 위에 뜬 거저리를 넣어두었는데, 떼까마귀가 부리를 집어넣어도 닿지 않는 높이에 있었다. 만약 거저리를 먹으려면 수면의 높이를 높여야 했다. 진정한 도구 전문가로 알려진 누벨칼레도니까마귀에게도 동일한 실험을 해보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상기시키며, 그리고 이솝의 우화가 근거가 있는 이야기임을 수천 년 뒤에 확인하면서 두 까마귀 종은 돌멩이를 사용해 관 속의 수면을 높임으로써 물 위에 뜬 벌레 문제를 푸는 데 성공했다." (p.148) 


"나머지 종들은 모두 플랫폼에 발이 묶여 있는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정신적으로 시간 열차에 올라탈 수 있다는 주장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과거와 미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의식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건 다른 종에게도 이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하지만 이런 태도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의식에 대해 훨씬 많은 것을 알아서가 아니라 다른 종들도 일화 기억이나 장래 계획 세우기, 만족 지연 등의 능력이 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p.359)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어렵지 않다. 수많은 연구 결과와 관찰 결과를 토대로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게도 '인지'능력이라는 것이 있고, 그들 스스로 '사고'할 수 있으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 인간들이 '인간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결코 인간들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 더불어 인간이 갖고 있는 우월감에 대해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에게 정중할 것 -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
호르스트 코넨 지음, 한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나에게 정중할 것>이라는 책 제목만 보면 언뜻 누군가에게 하는 명령처럼 들린다. 이봐, 당신! 나에게 좀 정중하지 그래? 하지만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나에게 정중할 것'에 숨겨진 의미를 금세 찾을 수 있다.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라는 문구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나를 사랑하기 위한 심리학적 조언'이라는 문구가 눈에 띤다. 


저자 호르스트 코넨은 독일의 심리학자이며 이름난 인성코치이다. 인성코치라는 개념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규 교육 과정이 생긴지 수 십년이 됐을 만큼 국내와 해외에서도 그 중요성이 인정된 직업 중 하나다. 저자는 30여 년 동안 기업의 경영자, 언론가, 운동선수 등을 대상으로 코칭과 상담을 실시했다. 그들이 직업적인 면에서나 개인생활 면에서 균형과 만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니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스스로가, 스트레스 만성 상태이거나, 인간관계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면, <나에게 정중할 것>을 완독하기를 권한다. 





책은 총 여덟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 장의 주제는 '과거에 연연해하는 나에게'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실패를 했다. 성공과 실패 중 실패의 빈도가 더 높을지도 모른다. 호르스트 코넨은 일련의 실패, 실패가 아니더라도 과거의 경험들로 일어난 부정적인 생각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평생토록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어떤 일을 해보기도 전에 '난 안 될거야'라고 짐작하며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훈련'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호르스트 코넨은 과거와 화해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밝힘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하기를 권한다. 당신의 삶이 바뀌길 원한다면 말이다. 그가 제시한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받아들이거나, 바꾸거나 아니면 버려라" 과거와 매듭을 짓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지만, 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1장의 끝, 저자는 밝힌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누구나 삶의 무게가 있다고 말이다. 





책의 두 번째 장은 스스로에게 자꾸만 스트레스를 주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현대 사회를 살다 보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신의 지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우리는 종종 회사, 가족, 친구나 지인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저자는 이런 중압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완벽주의자가 될 필요가 없다는 저자의 말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그럴수록 스트레스와 중압감은 증가한다. 저자는 이러한 완벽주의를 '스스로 만든 감옥'이라고 표현하며, 이런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느슨해지고, 때로는 부주의해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든 상황에 맞게 적당한 양으로 조절할 줄 아는 것이다. 자신에게 거는 기대와 요구도 마찬가지다. 너무 높으면 이로울 게 없고, 오히려 자신의 경력이나 개인적인 인간관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적당한 균형을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에 한 스푼의 여유를 섞길 바란다. 내면의 의무감을 덜어내고 자기만의 기호를 섞어보자." (90p) 





세 번째 장은 스트레스와 짜증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직장 스트레스를 심각하게 받고 있는 요즘의 나에게 가장 이로운 내용이 담겨있는 챕터였다. 만약 직장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3장과 4장의 내용이 적절하게 연결될 것이다. 저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화의 독에 빠지지 않는 몇 가지의 방법을 소개 한다. 화가 나기 시작한다면, 그 단계부터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화가 날 때부터 '화'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웃음과 유머로 대응하며 화를 다스릴 것, 생각을 전환할 것 등 몇 가지의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네 번째 장을 통해 대하기 어려운 사람을 유형별로 정리해 조언하고 있다. 험담형, 역사를 늘어놓는 형,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유형, 툭 하면 흥분하는 유형, 불평꾼, 얌체형 등 여러 유형을 소개하며 각 유형별로 어떻게 대처할지 소개한다. 만약 당신이 힘들어하는 유형의 사람이 저자가 소개한 유형 중 한 가지에 해당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여러 유형에 복합적으로 속한다면 꼼꼼하게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저자는 그들을 '낯선 나라'의 풍경처럼 바라보라고 말한다. 그들을 낯선 나라의 풍경, 그러니까 나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로 규정하고 생각한다면 내면의 에너지는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내면의 에너지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써라. 이것은 당신과 우리 모두를 위해 당신이 이행해야 할 평화의 의무이기도 하다. 성격이 까다로운 사람을 대할 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경계를 날마다 넘어서야 한다. 이것은 바쁘고 고단한 일상에서도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의 비밀이다." (156p) 





돌이켜보니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늘어난 건 뱃살과 불평불만 뿐이다. '다니기 싫다'라는 말을 커피처럼 입에 달고 산다. 호르스트 코넨은 이러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삶의 동기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얼마 동안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자신을 움직이는 삶의 활력소를 가만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삶의 동력 장치가 고장나버린 상태라면, 그 동력 장치를 새롭게 설치하고 더 나은 동력을 찾으라는 것. 우리는 종종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내면에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숨어있다. 우리의 성공을 도와주는 것이 어느 쪽인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여섯 번째 장에서는 직관의 힘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만약 당신이 머리를 쓰는 일을 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선택하거나 사고해야 할 때를 대비해서 반드시 훈련된 두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의 힘을 더 믿고, 논리적인 사고를 맡은 좌뇌를 집중적으로 계발하지만 감각이나 감정, 직관 등 우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이성적 능력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직관적인 능력을 키우는 노력 또한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 저자는 직관을 기르기 위해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의식적으로 천천히 행동하고, 집중해서 시간을 느끼라고 제안한다. 


"직관의 목소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생활하면서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할 중요한 수단으로 삼는다면, 자기 자신과 내면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더 큰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성이 시킨다고 해서 그리 이롭지도 않은 것을 억지로 할 필요가 없으며, 자신에게 맞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05p) 





사람에게 변화가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저자는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어떤 '신호'가 온다고 말한다. 명확하지 않은 신체의 고통이라든가, 낯선 느낌, 권태로움, 과민함, 퇴보, 똑같은 꿈 등이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오는 신호들이다. 이러한 신호들이 당신에게 왔을 때, 당신은 주저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가능성을 점검하고, 배우고, 즐기고, 관리해야 한다. 저자는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변화는 하나의 '모험'이다.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사람과의 연애, 새로운 삶의 지표와 같은 변화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저자는 비록 어렵고 지루한 여정이 될 지라도 '모험'이라는 여행에 동참하라고 말한다.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낯선 내 모습에 내 전부를 걸고 변화하기 위해 애썼다. 물론 더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많았다. 나 자신의 일부를 버린다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갈등하고 흔들리면서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지 자문했다. 언젠가 다시 불만이 찾아올 테고, 결과는 똑같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혹여나 그런 씁쓸한 결과를 맞아 자신과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정상의 위치에서 자발적으로 내려오는 것, 몇 년 후 새로운 봉우리에 오르기 위해 더 적어진 수입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매일 새로워지기 위해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감행해야 한다. 손에 쥔 것도 없이 더 나은 삶을 위한 막연한 희망만 있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변화하기 위한 단계를 거쳤던 것을 후회해본 적은 없다." (235p) 





책의 마지막 장은 삶을 즐기기 위한 방법론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매일을 축제처럼 살 수는 없지만, 삶을 즐겨야 하는 개인의 의무 또한 소홀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삶을 몇 배로 즐기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현재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언젠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것은 계획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현재를 무의미하고 중요하지 않게 보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원하는 삶을 미래로 미루는 아둔한 행동은 금지해야 한다. 


또한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삶의 진정성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타인의 기대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 잘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볼 용기를 키우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책의 맺음말에서 저자는 '자신을 들여다 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다. 내가 나를 오롯이 이해하고 사랑해야만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바뀐다. 나쁜 마음과 화, 분노, 복수심, 스트레스로 가득 차있는 상태에서는 그 누구도 온전히 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책의 제목인 '나에게 정중할 것'은, 타인을 정중하게 대하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는 저자의 조언을 담은 메시지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으로 생각하라 - 생각이 뚫리고 인생이 바뀌는 완벽한 사고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사이토 다카시는 일본 메이지대학교 교수로 문학, 역사, 철학, 공부법,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식견과 지식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로 불리고 있다. 그런 그가 30년 동안 믿었던 숫자 3의 힘. 생각해보면 '4'는 어쩐지 많고, '2'는 다소 부족하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무언가 순위를 매길 때 3등까지(1~3위, 금은동) 매기거나, 3대 천왕, 미녀 삼총사 등 숫자 3으로 연관된 것을 꽤 좋아한다. 도대체 숫자 3에 어떤 힘이 있길래.

그가 말하는 숫자 3의 힘은 꽤 놀랍다. 무엇이든 세 가지로 정리하면 본질이 보인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로 세 가지로 나누면 생각이 구체적이면서도 풍부해지고, 3을 사용하면 생각이 풍부해지고 정리가 잘 된다는 것. 넓히는 것과 정리하는 것, 상반된 두 행위가 동시에 가능한 만능 생각 도구가 바로 3이라고 주장한다. 3이 가진 강력한 힘을 이용해서 '3을 사용한 생각법'이 <3으로 생각하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이토 다카시는 책의 구성 또한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집필했다. 제1장은 아이디어 신이 강림하는 만능 생각 도구가 3이라는 것인데, 그는 1장의 작은 소제목 역시 3가지로 구성하는 치밀함도 보인다. 첫 창에서는 그는 왜 사람들이 3을 좋아하는지 밝힌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사람들이 몇 가지를 떠올릴 때 숫자를 정하면 두뇌 엔진이 가동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영화 베스트 10'이라고 하면 영화 마니아가 아니고서야 제목만 대기도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베스트5 라고 한들 그게 어디 쉬울까. 하지만 '베스트3'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일단 생각을 시작한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 

"3은 머뭇거리지 않고 생각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숫자다. 게다가 반사적으로는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3은 중요하다. 세 개를 고를 때 우리는 기억 속에 있는 좋은 것들을 떠올리고 그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지 검토한 뒤 선별한다. 즉 베스트 3을 정하기 위해서는 대강이라도 전체를 보게 된다. 전체를 염두에 두고 후보를 검토한 뒤 최후에 남은 세 가지를 말하는 것이다.(20p)"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세 가지를 선택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평소 선택하는 작업을 통해 뇌를 단련하여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한 기초 체력을 다져 놓으면 그 어떤 생각이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숫자 3으로부터 시작하라고 밝힌다. 습관이 되면 선택에 관한 생각 회로가 활성화되어 점점 많은 후보를 생각해낼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선택을 회피하던 사람이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관계에도 좋은 변화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책의 두 번째 장은 "30년 실천 끝에 얻은 3의 생각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선인들도 세 기둥을 바탕으로 생각한 사례를 들어 그의 3 생각법이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 중요한 요소를 마음, 기술, 체력으로 보거나, 인간의 정신을 이루는 요소를 지성, 감성, 의지라고 했다. 또 공자는 <논어>를 통해 "인간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질은 무엇입니까?"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지혜', '어짊', '용기'라고 답했다고 언급한다. 공자는 이 세 요소를 갖춘 사람을 이상적인 인간이라 여겼으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그것을 보충해 이상적인 인간이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사이토 다카시는 공자를 언급하며 '세 개의 기둥을 세우면 생각이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공자가 지혜, 어짊, 용기 세 개의 기둥을 통해 사상을 발전시켰 듯이, 우리도 생각을 할 때 세 개의 큰 기둥을 세우면 생각이 보다 확장하고 구체적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런 것이다. 관광지 홍보를 해야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맡았을 때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럴 경우 세 개의 기둥을 가장 본질에 깔아 생각하면 생각이 더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세 개의 기둥은 '대자연의 압도적인 매력', '친절한 현지인', '편안한 숙박시설'이라는 세 개의 기둥은 생각을 확장시켜준다는 것. 

그는 더 나아가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낼 때 세 기둥 생각법을 발전시켜 3부작으로 엮는 방식을 자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드시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일단 세 가지 아이디어를 하나의 기획으로 묶어서 생각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다. 그렇게 하면 세 기둥이 더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영어 공부를 할 때에도 3 생각법이 도움이 된다. 그는 매트릭스 영단어 훈련법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힌다. 단어를 암기할 때 세 단어를 묶어서, 즉 세 개의 리듬을 살려서 읽으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다. 영어 단어 카드의 앞면에는 factory > goods > produce 라고 적고 뒷면에는 공장 > 상품 > 생산하다 라고 적는다. 이렇게 세 단어씩 묶고 소리 내어 읽으면, 리듬감이 생겨 암기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생각을 할 때 이원론에 빠지거나, 양자택일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힌다. 숫자 '2' 역시 영향력이 있는 수이지만, 이런 이원론은 '나는 옳고 상대는 잘못됐다'라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양자택일은 무척 위험한 생각법이다. 양자택일 방식에 따르다 보면 생각하는 힘을 잃고, 점점 두 가지 외의 다른 선택지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116p)" 




마지막 장은 저자가 앞에서 언급했던 3의 생각법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친절히 설명한다. 그는 자신만의 행동 3원칙을 만드는 것을 조언한다. 영업 사원이라면 영업의 3원칙, 접대의 3원칙 등을 만들고, 편집부 직원이라면 편집부 3원칙을 세우라는 것. 특히 세 가지 표어로 만들어서 입 밖으로 말하고 자신의 귀로 들으면, 이것이 3 생각법을 실천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시간을 관리할 때에도 3 생각법이 유용하다고 밝힌다. 특히 하루를 3으로 나누어 일상에 강약을 주는 것이, 하루를 충만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은 하루를 오전, 오후, 밤으로 나누어서 생활하지만 이것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1일 3분할법이라는 것. 하루를 분명하게 셋으로 나누어 각 시간대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낼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습관화한다면 하루를 알차고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다. 

"오전 중에는 일상적인 일에 집중하고 오후에는 중요한 일을 처리해 남은 일을 되도록 빨리 끝낸 뒤 밤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또는 오전에는 중요한 일에 전력질주하고 오후에 일상적인 일을 처리한 후, 밤에는 가장 재미있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각자 성격과 성향에 따라 시간대별로 주제를 정해 활동하면 하루가 허무하게 지나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대를 자신의 리듬에 맞춰 3분할하는 것이다. (163p)" 

사이토 다카시는 일주일도 3으로 나눈다면 리듬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월요병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일상적인 일, 사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날, 수,목,금요일은 하고 싶은 일, 취미에 집중하는 날, 그리고 토,일요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로 나누라는 것이다. 5일 내내 회사의 업무나 공부를 할 생각에 지친다면, 일주일을 3으로 나눠서 업무를 계획한다면 알차고 계획있는 주가 형성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책의 마지막 부분, 그는 조금 더 넓은 개념으로 인생 또한 3분할 하여 계획해야 한다고 밝힌다. 무엇이든 셋으로 생각하는 것을 습관하다 보면, 생각의 틀이 바뀐다는 것이 책의 개괄적인 내용인데, 언제나 그렇듯 실천은 우리의 몫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 하루 일과로 보는 100만 년 시간 여행
그레그 제너 지음, 서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마다 하루를 활용하는 방식은 천차만별. 시간을 나노 단위로 쪼개서 알차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최대한 여유롭고 느긋하게 활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너무나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의 작가 그레그 제너(Greg Jenner)는 3만 년 전 살았던 인류와 지금 우리들과 해부학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단순히 신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그때의 삶과 지금의 삶이 너무나 닮아있다는 것이다.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는 과거에 살았던 인류와 현재 우리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한다.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는 자명종 소리에 깨고, 먹고, 화장실에 가고, 하루를 위해 씻고, 옷을 입고, 술을 마시고, 이를 닦고, 잠자리에 드는 말 그대로 인간의 '소소한 일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설명한다. 놀랍게도 이 모든 '소소함'은 근대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다.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사람이 일어나서 활동을 하기까지의 시간 즉 '오전'시간에 이루어지는 일상의 역사를 다룬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시간을 체크하고, 화장실에 가고, 아침 식사를 하고, 몸을 깨끗이 하고, 반려동물과 산책을 하는 등의 활동 말이다. 1부에서는 주로 이런 일상들의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다. 


"석기시대인이 시간 계산을 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을까?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에 공존하던 3만 년 전 프랑스 도르도뉴 지역의 르 플라카르드 마을에는 신기하지만 용도를 모르는 물건이 있다. 여러 개의 가로 눈금이 새겨진 독수리 뼈다. 누군가가 14일 동안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달의 위상이 변화하는 과정을 기록한 흔적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이 독수리 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달력일지도 모른다. (20p)" 


"최근 석기시대 식단이라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법이 유행하고 있지만, 우리 조상들은 적어도 3만 년 전에 밀과 벼를 비롯한 곡식을 먹기 시작했다. 물론 일부러 경작하여 수확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자라난 것이었다. 그러나 신석기시대에 밀과 보리를 가는 기술이 없었다면 원시적인 빵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신석기인은 안장 형태의 맷돌 위에 곡식을 놓고 표면이 거친 현무암을 밀대처럼 굴려 가루를 냈다. (119p)" 







2부는 정오 무렵에 행할 수 있는 일상들에 대해서 다뤄진다. 예를 들면 친구를 만나기 위해 준비를 하거나(전화기나 신문, 편지의 역사에 대해 소개된다.), 패션에 대해(속옷, 치마, 원피스의 역사 등), 술을 마시는 시간, 이를 닦을 시간, 침대에 누울 시간, 자명종을 맞출 시간 등 우리가 주로 오후 시간 무렵 행하는 일들을 보여준다. 


"한 침대에서 자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든 까닭은 경제력이 증가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중략) 그러나 주목할 만한 발전은 2,000년 만에 1인용 침대가 부활한 것이었다. 결핵과 콜레라가 창궐하던 당시에 깨끗한 침대를 혼자 써야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전파된 것이다. 게다가 미신을 믿는 사람은 어른과 아이가 같이 자면 어른이 기생충처럼 아이의 활력을 빼앗아 아이가 허약해진다고 믿었다. (434p)" 


"기원전 427년 이 걸출한 철학자는 지각생들 때문에 속을 썩다 못해 늦잠 자는 버릇을 고쳐줄 묘안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바로 세계 최초의 자명종을 찾았다는 것이다. 자명종의 메커니즘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플라톤이 자명종을 찾았다는 기록도 "플라톤이 자명종을 만들었다"라는 아테나이오스의 한마디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441p)"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의 저자 그레그 제너(Greg Jenner)는 책을 낼 수 있는 데 도움을 준 수많은 역사학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역사서를 읽었다. 또 흔히 '역사책'을 떠올렸을 때 정치나 전쟁 등 다소 심각한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레그 제너는 인간의 '일상', 다시 말해 지극히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그것들의 역사를 파헤쳤다. 


100만 년 전 오늘을 살아간 인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서, '내가 그들과 얼마나 닮은 꼴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읽다 보면,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 과거의 그들은, 어쩌면 지금의 우리, 그리고 나 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집필 의도를 찾는 것도 책을 한층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