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보헤미안 - 일과 놀이가 하나가 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혼다 나오유키.요스미 다이스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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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발달로 인간들의 직업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자신의 직업과 생계 어쩌면 삶의 터전까지 온전하게 영위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모바일 보헤미안'이라는 새로운 관념을 주장하고 나선 이들이 있다. 혼다 나오유키와 요스미 다이스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저자들은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처럼 한때는 조직에 속해있는 직장 생활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무조건적으로 폄하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 어떤 태도와 실천이 필요한지 조언한다.

 

<모바일 보헤미안>의 저자들은 지금과 같은 시대에 어울리는 인간상이 바로 '모바일 보헤미안'이라고 주장한다. 모바일 보헤미안이란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지적 노동자'를 뜻한다. 이들은 장소, 시간, 조직을 벗어나 스스로 삶을 디자인하고 세계를 여행하면서 산다. 언뜻 보면 한때 유행하던 관념인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와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가 사무실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모바일 보헤미안의 목표는 '자유' 그 자체다.


 

내가 이 책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아주 간단하다.

"일만을 하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살면 된다"

 


저자들은 15년이라는 세월을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민의 끝에 발견한 것이 바로 '모바일 리터러시(Mobile Literacy)'였다. 모바일 리터러시란 모바일 기술을 무기로 하는 힘이다. 효율을 목표로 속속 개발되는 어플리케이션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 sns를 활용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하는 기술, 아이폰 하나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역량 등이 그것이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모바일 리터러시는 '자유로운 삶'과 연결된다. 강력한 모바일 리터러시는 개인을 시간, 장소, 회사, 수입원이라는 네 가지 제약으로부터 해방시킨다.


특히 저자인 요스미 다이스케는 가장 일이 잘 됐던 장소로 2015년 방문한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한 카페를 꼽았다. 이는 모바일 기술이 없었다면, 또 저자가 모바일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든 사람들이 모바일 보헤미안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보헤미안의 삶을 지속시키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이기 때문이다. 관습이 아닌 자신의 질서를 따르는 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은 모두 사고의 유연성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저자들은 유연한 사고의 원동력으로 이동하는 삶을 꼽는다. 낯선 여행지에서 창조적인 발상이 떠오르는 것을 예로 들면서 말이다.


'회사'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일하는 것을 보편적인 삶으로 여기는 현대인들, 그리고 여기에서 조금 깨어 있다고 하더라도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모바일 보헤미안>의 저자들은 이들에게 사고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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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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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우리에게 이런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인간의 어리석음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는

자신이 애초에 의도했던 바가 무엇인지를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한국과 인접한 중국일본러시아를 비롯해 미국까지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이러한 일촉즉발의 국제관계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신간이 나왔다우리 시대가 당면한 핵심적인 과제를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통해서 분석한 <예정된 전쟁>이다.


만약 할리우드에서 중국이 미국에 맞서다가 마침내 전쟁까지 발발하게 되는 영화를 만든다면 그 중심 인물로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적절한 두 주인공인 찾기 힘들 것이다두 사람 모두 각자 자기 나라가 위대해지기를 바라는 깊은 열망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저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이후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국가 안보 및 국방 정책 분석가로 활동했으며무엇보다 핵확산과 테러리즘정책 입안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그레이엄 앨리슨인 '미국'과 '중국'을 핵심으로 하는 내용의 책을 발간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미-중 관계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관계이기 때문이다중국의 부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단단한 세계질서에 금이 가면서 국제사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이러한 상황을 미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급부상하는 중국 역시 자신이 세계 질서의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관계를 조금 더 위태롭게 하는 데에는 양국의 지도자의 성향도 한몫을 한다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자신의 국가를 부흥시키려는 강렬한 열망에 휩싸여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역시 두 가지 진실만 제대로 새긴다면전쟁을 피할 수 있다우선지금 궤도에서 수십 년 안에 미국과 중국 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그냥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지금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이다실제로 역사적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높다게다가 우리가 위험을 과소평가한다면 위험은 더 커질 것이다.”


저자는 위태로운 미-중 관계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며,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한다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신흥 세력이 기존 패권국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위협해올 때 발생하는 자연스럽고 위험한 상황을 뜻한다특히 일반적으로 전쟁은 국가의 이해관계라는 '사실'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밝힌다그레이엄 앨리슨은 고대 그리스를 초토화 시켰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신흥 세력인 아테네의 부상에 위협을 느낀 지배 세력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에 일어났다고 밝힌다그는 이러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 역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질 위험에 처했고이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특히 한-중의 관점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한반도의 역할국제 정치의 역학 관계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관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본질적으로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은 중국이 독일과 일본의 길을 따른다는 상상에 따라 만들어진 전략이다따라서 이들 나라들처럼 중국 역시 미국이 이끄는 국제법적 질서 내의 자기 자리를 받아들이리라고 여긴다이들 전략가들이 논리를 설명하라는 압력을 받을 때는더 부유해진 중국은 국제 시스템 내에서 더 큰 지분을 허용 받을 것이고따라서 시간이 흐르면서 책임감 있는 이해 당사국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점과 현재 양국의 입장을 비롯해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의 관점과 전략을 함께 제시한다중국과 미국이라는 중대한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하는 동시에 주변국들의 역할까지도 제시해주는 것이다저자가 제시하는 이러한 통찰력은 책의 제목인 '예정된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예정된 전쟁을 피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그리고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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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 그럼프 시리즈
투오마스 퀴뢰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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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번만 산다. 맞는 말이다. 사후의 세계가 있다면 틀린 말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저승에서 내게로 내려와 구름 위의 세계와

지옥불에 대해 알려준 적은 없다. 하지만 그 한 번의 인생으로

미래의 인생들을 망쳐서는 안 된다.

평범하게 사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핀란드의 인기 소설가 퀴로의 '괴짜 노인 그럼프' 시리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반갑게도 퀴로의 신작인 <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에는 한국의 풍경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집필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유쾌한 문장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작가는 <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를 집필하기 위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치밀한 사전 조사를 했다고 한다. 또 작년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서울과 평창 등 여러 장소를 답사하며 시민들과 올림픽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하니, 작품 속 한국이 얼마나 생경하게 다가올 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까칠하고 항상 투덜거리는 캐릭터인 그럼프가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손녀가 유학 생활을 하는 한국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단순히 괴짜 노인의 여행기 정도의 가벼운 소설로 생각하기에, 작가가 전달하려는 의도는 책의 초반부터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난다.

 

"왜 말도 안 되는 문제를 머리를 쓰지 않고 핵폭발로 해결하려고 하는가? 누구나 다 알지 않는가! 폭탄 나쁨. 식량 좋음. 고문 나쁨. 따뜻하게 지낼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음. 전쟁은 폭탄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전의 모든 전쟁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걸로 완전히 끝이다."

 

그럼프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기도 하며, 한국의 역사에 대해 되짚는다. 그가 한국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 길 위의 풍경, 다양한 장소들은 핀란드의 괴짜 노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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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 - 힘겨운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철학 처방전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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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가난한 시대, 어렵고 힘든 시대,

과거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다시 찾아 왔다.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철학, 생존을 위한 철학은

이런 시련의 시대에야말로 더욱 필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 문제들은 내가 가진 문제일 수도 있고, 우리 가족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문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이 사회가 가진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런 문제들에 '문제'라는 이름을 명명한 이유 역시, 그것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삶을 피폐하게 하거나 힘겹게 만드는 문제들을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철학 처방전이 나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철학 처방전'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 인간관계 관련 정신의학 전문의로 널리 알려진 오카다 다카시는 이미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저자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아닌, 일반인들이 실질적으로 직접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철학'을 통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쇼펜하우어의 삶에서 가장 창조적이었던 시기는 어머니와 관계가 나빠져서 심한 언쟁을 벌였던 시기와 일치한다. 아버지의 속박에서 해방된 일 이상으로 어머니에 대한 애정 갈구와,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 데에서 오는 격렬한 욕구불만이 그에게 창조적인 에너지를 공급했다." (50p)

 

저자는 살면서 부딪치게 되는 수많은 문제들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근본에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문제가 함께 얽혀있다고 보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철학 즉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단단한 힘을 길러주는 '철학'을 소개하기 위해 그는 쇼펜하우어, 헤르만 헤세, 한나 아렌트, 비트겐슈타인, 장자크 루소, 도스토예프스키 등 삶의 기로에 섰었던 철학자, 문학가들의 사례를 함께 이야기 해준다. 그들 역시 우리들이 겪는 문제와 다르지 않은 문제들은 겪어왔으며, 때로는 '죽음'을 떠올렸을만큼 절망적인 상태에까지 놓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들이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철학'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 '철학'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새로운 희망을 되찾으려면 무참하게 부서진 현실에 매달리기보다 관계가 끝난 사태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하나의 관계가 죽음을 맞았다는 것과 세상에 둘도 없던 사랑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고통을 오래 끌지 않고 안정과 희망을 되찾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271p)

 

저자는 전문의로서 활동하며 그동안 직접 만났던 환자들의 사례와 철학자들이 삶의 역경을 극복했던 방식들을 적절하게 조합함으로써 '역경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으며, 어쩌면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일지도 모르지만 그 끝에는 새로운 희망이 있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에는 누구나 안고 있는 고난과 역경을 자신만의 철학으로 이겨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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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
고다마 지음, 신현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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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이야기지만 남편의 성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교제기간까지 20, '성기가 들어가지 않는' 문제는

우리를 서서히 병들게 했다. 주변에 말한 적은 없다.

이런 고민을 쉽게 털어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남편의 성기가 들어가지 않는다のちんぽがらない>라는 제목의 소설로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성기가 들어가지 않는다'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그것'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책의 내용은 작가의 자전적인 에세이로 어린시절과 청춘, 그리고 30-40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가 그녀에게 벌어졌던 일들과 그녀가 생각하는 것들을 차분하게, 그리고 감정의 동요 없이 적어 내려간 탓에 충격적인 사건들도 마치 정물화처럼 고요하게 다가온다.

 

"남자와 사귈 때는 타협하거나 참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제 보니 내가 선택해도 되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귈 수 있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 없었던 길이 갑자기 눈앞에 펼쳐졌다. 보통 사람에게는 당연한 감각이 나에게는 오랫동안 완전히 봉인되었던 셈이다." (52p)

 

책의 초반은 주인공이 처음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대학교 신입생 무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녀는처음 만나게 되는 한 학년 위의 선배와 오랜 교제 끝에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이 커플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남편의 성기가 들어가지 않아 정상적인 성교가 불가능한 것. 충격적인 것은 여자가 남편 이외의 남자들과는 모두 정상적인 성교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여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러한 상황들을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침착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성기가 들어가지 않는 사람과 교제해서 20년이 지났다. 이제 섹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성기가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이를 낳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에게는 우리 부부만의 방식이 있다. 조금씩이지만, 아직 헤매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사로잡혔던 생각에서 해방되었다. "(212p)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지만, 모든 일이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여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로 느껴지는 듯한 아픔과 외로움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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