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결혼했을까 - 결혼을 인생의 무덤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애착의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유미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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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쩌자고 결혼했을까>는 책의 표지에서부터 그 내용을 상상할 수 있다. 삽화만으로도 역시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라는 것을 물씬 느끼게 한달까. 책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며, 인격장애와 발달장애의 치료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엄마라는 병>,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 등 가족들이 앓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상처를 심리학적인 측면을 조명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부부'를 심리학적인 측면으로 파헤쳤다. 


신기하게도 비혼주의자에다, '결혼'에 관심이 정말 하나도 없는 나에게도 이 책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 물론 책을 읽었다고 해서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우리 주변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너무나 많은 커플들(사실 그게 꼭 부부가 아니어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는 것. 




저자는 다양한 부부의 사례를 통해서 그들이 겪고 있는 갈등을 유형화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 번째 장에서는 특히 '애착 유형'에 대한 연구와 그에 대한 사례를 소개한다. 애착이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유대감'을 뜻하는 것인데, 이러한 애착 관계가 부부 사이의 심리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보살핌을 받고 자란 아이는 '안정형 애착 유형'의 양상을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의 경우 '불안정형 애착 유형'을 보인다. 저자는 이런 애착 유형이 성인이 된 이후, 그리고 결혼한 이후에도 상당한 작용을 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부부의 애착 유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부부 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을 경우, 이는 대개 어긋난 애착 유형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애착 유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부 관계에서 잘못 끼워진 단추를 풀고 다시 끼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p.29) 





저자가 유형화한 애착관계의 유형은 2장에서도 다시 나온다. 그는 안정형과 불안정형으로 나눈 애착유형을 다시 분류하여 소개한다. (놀랍게도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부부의 사례들이, 그가 유형화한 애착유형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1) 안정 - 회피형 

- 이 유형은 일단 맺어진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가능한 한 유지하려고 한다. 

- 끈적끈적한 관계를 선호하지 않고, 정서적인 관계를 다지거나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는 데 서툴러 상대방이 아쉬움을 느끼기 쉽다. 

- 특히 상대방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도움을 청하면 귀찮아 한다. 


2) 안정 - 불안형

- 사랑에 빠지면 불만이 있어도 그 사람에게 헌신하며 계속 사랑하려고 한다.

- 매사 자신감이 없고 자신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상대방에게 매달린다. 

- 상대방과 헤어지고 싶어도 좀처럼 끝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욕이나 험담은 해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얕보거나 배반하는 일은 쉽사리 하지 못한다. 


3) 불안정 - 회피형

- 파트너에 대한 집착이 심하지 않고 이성 관계를 단순한 놀이로 본다. 

- 한 명의 이성에 한정하지 않고 관계를 갖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뢰나 유대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 이성에 대한 관심은 정복욕이나 자존심, 성적 쾌락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 정서적 유대감이 희박해서 시종일관 표면적이 관계만 갖는다. 


4) 불안정 - 불안형

- 항상 자신을 최고라고 여기고 성원해주는 존재를 자기 중심적으로 소비한다.

- 조금이라도 그런 관계나 성원이 부족하면 다양한 증상과 문제 행동을 일으켜 상대방이 고통받게 된다. 

- 오직 한 이성에게만 구속돼 있으면 이런 유형은 이내 자극이 사라지고 허무함에 사로잡혀 우울한 상태에 빠진다. 




<어쩌자고 결혼했을까>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부부의 사례는 단순히 부부에게만 적용시킬 수 있는 사례를 아니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을 겪고 있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오카다 다카시는 부부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결국에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유형화'라고 해도 무관해 보인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거나 완벽주의가 강한 사람은 무심코 자신의 기준을 상대방에게 밀어붙인다. 그러면 상대방은 갑갑함을 느끼고 마음의 자유를 빼앗긴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는 사랑이 아니라 미숙한 자기애다. 상대방은 이런 감정을 민감하게 감지한다. 사랑은 구속하려고 들면 도망친다. 통제하려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마음도 편하게 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자신을 칭칭 얽어맨다. 자신도 모르게 기쁨과 즐거움을 금한다. 불행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상대방을 그만 통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자신을 풀어주고 본래의 자신을 꽃피우는 일이기도 하다." (p.160) 





책의 마지막 부분 저자가 선택한 문구는 '그래도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였다. 수많은 부부와 연인들이 셀 수 없이 싸우고, 그러다 헤어지고 남이 되지만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없이는 절대 살 수 없다고. 


"사랑의 형태는 한 가지가 아니다. 오늘날 사람들의 삶은 예전의 사랑 형태와 맞지 않아 새로운 사랑 형태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한 사랑이라든가 변치 않는 결혼이라는 하나의 사랑 형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비혼, 만혼, 이혼, 재혼, 어느 것이나 저마다 의미가 있다. 어느 것이 좋다든가 나쁘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 잣대로 바라봐서는 결코 답을 찾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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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프로젝트 -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
헬렌 피어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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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들이 있다고 하면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하지만 그 불편하고 불행한 진실을 추척해서 밝혀낸 이가 있다. 바로 <라이프 프로젝트 The Life Project>의 저자 헬렌 피어슨이다. 그녀는 책에 한 세대의 아이들을 출생부터 죽음까지 추적하는 종단연구인 '출생 코호트'를 담았다. 여기서 코호트란 통계적으로 동일한 특색이나 행동 양식을 공유하는 집단을 말하는데, 영국과 과학의 역사에서 이 코호트들은 7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져 있다. 


그녀와 연구자들은 아이들의 삶을 오랜 시간 동안 추적하면서, 사소한 것들 예를 들면 키와 건강, 지능, 학교 성적,사회 계급, 성인이 된 후의 직업과 결혼 생활을 비롯해 거의 모든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결과 놀랍고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가난한 부모, 비좁은 집 등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힙겹게 인생을 시작한 아이들은 점차 행동장애, 질병, 부진한 학업 성취도 등에 시달리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 많은 과학자들에게 무척이나 비관적인 딱지를 붙였는데, 바로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들'이다. 


"다행히도 인생은 그리 단순하지 않으며, 뭉뚱그린 호칭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이 모두 같은 결과를 맞는 것도 아니다. 과학자들은 '실패할 운명'을 타고났다고 해서 반드시 인생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불리한 조건을 극복해 내는 사람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예고된 결과를 어떻게 피할 수 있었을까? 어떤 사건과 결정과 환경이 어우러져야 인생 역전을 이뤄 낼 수 있을까?"(9p) 


연구가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났을 무렵, 연구를 물려받은 도리아 필링은 다음과 같이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들의 기준을 정했다. 첫째, 한쪽 부모가 없거나 아이가 5명 이상인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 둘째, 소득이 낮아서 학교 무상 급식 등의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한다. 셋째, 온수가 나오지 않거나 1.5명 이상이 같은 방에서 생활해야 하는 집에서 살아야 한다. 


필링은 연구 참여자들 중 위와 같은 환경에 처한 아이들 386명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다수는 실제로 험난한 인생길을 걸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소득이 낮거나, 직업이 아예 없었다. 필링은 이들을 '비성취자' 그룹으로 묶었으며, 발면 비참했던 유년기를 탈출해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성취자들' 그룹도 찾아냈다. 386명의 아이들 중 83명이 이에 속했다. 


성취자 그룹과 비성취자 그룹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이들이라면, 무엇이 이들을 다르게 만든 것일까? 연구를 통해 밝혀낸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성취자들의 부모는 대부분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고 자녀의 미래에 희망과 포부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주거지였다. 성취자들은 구직 기회가 많은 지역에서, 비성취자들은 산업이 쇠퇴하여 부모는 물론 아이도 성장 후 직업을 찾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경향이 있었다. 


<라이프 프로젝트>는 과학 잡지 '네이처'의 수석 에디터인 헬렌 피어슨이 코호트 연구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집대성한 책이다. 그녀가 만난 과학자, 과학 행정가, 코호트 구성원 등의 관계자들과 진행한 수백건의 인터뷰에 근거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더욱 생생하고, 살아있는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다. 


코호트 연구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영국은 실제로 5개의 출생 코호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1946년부터 1958년, 1970년, 1991년, 2000년까지 다섯 번에 걸쳐 시작된 이 연구로 7만 명의 '인간 표본'이 사는 나라가 됐다. 이렇게 광범위한 코호트 연구가 밝혀낸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인생의 첫 몇 년이 나머지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지만, 헬렌 피어슨은 사회적 계급을 통해 인생을 섣부르게 좌우할 것을 경계한다. 그녀는 몇 가지의 예외 사례를 통해 축복받지 못한 배경을 극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증언했다. 


코호트 연구를 통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태어났을 때의 환경, 탄생 후의 몇 년 간에 좌우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충분히 극복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헬렌 피어슨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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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밀리미터의 혁신 - 5년 안에 50배 성장한 발뮤다 디자인의 비밀
모리야마 히사코.닛케이디자인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4.0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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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산업혁명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현재 '물질의 풍요'로 일컫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선풍기'라고 검색하면 수 만 가지의 제품이 검색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제품은 넘치고, 소비자들은 고민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선풍기'가 '선풍기'로써 기능했다. 즉, 전동기를 이용하여 회전날개를 회전시켜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단순한 '도구'가 아닌 감동과 이미지 혹은 인사이트를 던져주기 바란다. 가전제품이 인간의 수고를 덜어줌으로써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해온 전통적인 도구였다면, 삶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길 바란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욕구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해 성공한 기업이 있다.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발뮤다(BALMUDA)'의 이야기다. 





도서 <0.1밀리미터의 혁신>은 일본 프리미엄 가전 판매 선두기업 발뮤다의 성공 신화를 다루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도산위기에 처했던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테라오 겐 대표의 발자취도 양념처럼 덧붙여 진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했는지 살펴본다면, 성공적인 기업의 요건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경영에 적용 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신이 적어도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당신의 길잡이 되어줄 것이다. 





발뮤다를 가전 브랜드 최고의 기업으로 설 수 있게 한 제품은 바로 <그린팬>이다. 그린팬을 출시하기 전까지 발뮤다는 애플 컴퓨터용 주변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작은 회사였다고 한다. 미국발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어차피 망할 거라면 진짜 해보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 보자'라는 심정으로 개발한 제품이 그린팬이었던 것이다. 그린팬을 제작하면서 테라오 겐 대표에게는 가장 중요한 철학이 생긴다. 바로 '행복한 사람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들어야 겠다는 것인데, 그의 이런 철학은 지금까지도 발뮤다의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저는 그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상적이라 여기며 마든 제품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결코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죠. 발뮤다가 만든 탁상용 스탠드 <에어라인Airline>을 한번 예로 들어볼까요? <에어라인>은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표면을 만들기 위해 도장을 세 번이나 할 정도로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인 제품입니다. 그만큼 디자인 완성도도 뛰어나고요.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비싼 개발비 때문에 저조차도 맘 편히 사기 어려운 제품이 되어 있더라고요."(23p) 


<그린팬>을 개발하면서 테라오 겐 대표는 개발자가 좋아하는 물건은 팔리지 않는다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모든 제품은 개발자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도 기본적인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업의 입장에서 제품을 제작하거나, 소비자가 원한다고 착각하거나, 오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임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갖기 위해서 테라오 겐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디자이너로서의 지위를 내려놓은 것이다. 그러자 그에게 정말로 객관적인 소비자의 눈이 생겼다. 제품을 더욱 더 편리하게(만드는 입장이 아닌, 사용하는 입장에서) 작동시키기 위해 그는 디자인부터 점검했다. 그는 품질 향상을 위한 최종 점검이야말로 본래 경영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하며, '품질'과 '디자인'에 집중했다. 





"따지고 보면 제품 개발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중 거의 90퍼센트가 테스트하는 데 쓰이는 셈입니다."(48p) 


마케팅과 홍보 비용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제대로 된 제품, 우수한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테라오 겐 대표는 제품을 개발할 때 끊임없는 테스트를 하는 개발 원칙을 준수해왔다. 그는 3D 프린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고, 그 자리에서 즉시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발뮤다에서 개발한 공기청정기 <에어엔진>이 바로 이러한 개발 원칙을 준수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에어엔진을 개발할 당시 작동 상태가 표시되는 인디케이터 부분의 플라스틱 두께는 0.1밀리미터 단위까지 조정하면서 LED 불빛이 가장 아름답게 비치는 두께를 찾아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실험과 검증을 반복했을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테라오 겐 대표는 더이상 디자인을 하지 않지만, 발뮤다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디자인 철학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 모던한 디자인에 집착했었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디자인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의식적으로 디자인적 요소를 억제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그가 이렇게 디자인에 대해 스스로를 경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본질'이다. 디자인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면 제품의 본질이 흐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풍기는 선풍기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선풍기의 본질이다. 덧붙이면 이런 본질(오감)과 함께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야 말로 발뮤다가 가전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 하는 점이다. 


"인간이 오감을 통해 느끼는 기분 좋은 감각은 수치로 나타내긴 힘들지만 결국 감동으로 이어집니다."(77p) 

 

 

우리나라의 스타벅스 수가 미국 뉴욕의 스타벅스 수보다 많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에서도 스타벅스는 유독 인기가 많은데 그 이유를 단순히 좋은 원두와 커피 맛에서 찾을 수 없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문화를 향유한다'는 기본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스타벅스에는 '문화'라는 가치가 있고, 애플도 '제품을 사용하며 느낄 수 있는 가치'에 주목했다. 발뮤다 또한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만족을 제공하려는 가치를 갖고 있다. 즉,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가치인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발뮤다는 끊임없이 소비자의 시선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발뮤다의 테라오 겐 대표는 자신의 그리고 발뮤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그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0.1밀리미터의 가능성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다. 발뮤다가 개발한 제품에 그들의 철학이 담겨있는 까닭이다. 


발뮤다는 단순히 가전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그들의 경영 철학, 디자인, 그리고 품질은 언제나 소비자를 향한다.





http://blog.naver.com/soyasteve/221010811329

https://www.instagram.com/p/BUUR5PEhvD5/?taken-by=show.sho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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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따뜻하게 휘게 - 덴마크식 소소한 행복의 기술
루이사 톰센 브릭 지음, 이미정 옮김 / 새로운발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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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Hygge)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몰입한 채 시간을 보내며 유대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휘게는 따뜻하고 안심할 수 있는 편안한 느낌이며, 사람들에게 지그 이 순간 보호를 받고 있다는 기분을 불러 일으킨다. 


<편안하게 따뜻하게 휘게>의 소제목은 '덴마크식 소소한 행복의 기술'이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게'는 그만큼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일종의 문화인 것이다. 그리고 덴마크인들을 이 휘게를 통해 안정감을 찾고, 행복감을 느낀다. 그들에게 휘게는 공기처럼 보편적인 어떤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중 하나로 꼽히는 덴마크 사람들은 수백 년 동안 휘게를 즐겨왔다고 한다. 덴마크 사람들의 삶의 중심에는 언제가 휘게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휘게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아마 그들은 '아, 휘게는 무엇입니다.'라고 정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 휘게가 공기처럼, 너무나 친숙한 존재이고 일상적인 행동들에 배어들어 있어 애써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에 몰입할 때 휘게가 일어난다. 일상 생활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찾으려고 우리가 하는 행동마다 휘게가 있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제집 같은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서, 좀 더 너그러워지기 위해서, 깊은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 하는 행동에 휘게가 깃들어 있다."(21p) 


작가는 이러한 '휘게'를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고자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휘게를 일상 속에서 실현함으로써 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도록 바라는 마음에서다. 덴마크 사람이 아니어도 관계없다. 


우리는 대개 '소속감'을 느낄 때 휘게를 경험하게 된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들로부터 자신이 구성원으로서 온전히 인정을 받고 있다는 신호를 확인하고 연대감을 경험하는 순간에 휘게는 찾아 온다. 현대인들에게 이런 구성원은 보통 가족이나 직장 등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일 것이다. 이런 집단에서는 상호 간의 연대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휘게는 '안식처'에 머무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덴마크인들은 일부러 시간을 마련하에 안식처에서 머물며 유대감을 즐기고 휘게의 편안함 속에서 은둔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하니, 그만큼 안식처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역설하는 것이다. 


"사실 일상의 풍경 속에는 업무와 책임의 무거운 압박감으로부터 잠시나마 대피할 수 있는 장소들이 산재되어 있다. 고요함 속에서 묙욕을 한다거나, 퇴근 후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다거나, 주말 아침 보온병에 커피를 가득 담아서 침대에 누워 가족들과 신문,잡지를 쌓아 놓고 읽는 것처럼 단순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다."(67p) 


뿐만 아니라 휘게는 '편안함'과 '웰빙'의 형태로도 발현된다. 우리가 느끼는 편안함, 그러니까 일상에서 소소하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통해 우리는 휘게를 만날 수 있고, 즐거운 삶으로 대변되는 웰빙을 바탕으로 휘게는 만들어 진다. 


"휘게는 부드러운 모직 양말의 편안함, 기분 좋은 직물의 견고함, 펠트의 부드러움이다. 휘게는 얼굴로 쏟아지는 따뜻한 태양, 발가락 사이로 흐르는 모래, 주머니 속에 남겨진 모오리돌, 따뜻한 손길이다."(108p) 


"휘게는 매우 평범하게 일상생활과 긴밀하게 얽혀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휘게를 보내는 법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편안함을 구하려고 하는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은 자연스레 휘게를 보내고 있다. 현관 앞에 신발을 던지듯 벗어둘 때, 자기 전 블라인드를 내릴 때,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서 목욕을 하며 하루를 마감할 때, 아침에 일어나서 주방의 차가운 타일 위를 걷기 전 양털 양말을 신을 때, 우리 모두 휘게를 보내고 있다."(174p) 


작가는 덴마크인이 아닌 이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휘게'라는 개념을 만날 수 있는 순간들을 빼곡하게 적어 놓았다. 그건 아마도 휘게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이 휘게를 경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평범한 일상을 충실하게 보낼 때,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삶에서 휘게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마음 속으로 간절하게 휘게를 추구하고 있고, 또 하루에도 몇 번씩 휘게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정신 없는 출근길에 잠깐 하늘을 바라보는 것, 점심 식사 후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좋아하는 길을 산책하는 것,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예쁜 화분을 하나 사는 것,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것 모두 '휘게'의 순간들이다. 휘게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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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R - 우리가 몰랐던 디자인 이노베이터의 생각과 힘
서승교 지음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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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버지 세대, 아니 불과 십 년 전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자. 그 때에 우리는 어떤 가치를 두고 물건을 소비했었나. 물론 지금과 같이 수많은 요소를 고려했겠지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스타급의 개발자가 발명한 '무엇'이 핵심의 가치였고, 고객들은 그 '무엇'은 소비하는 아주 단순한 구조였다. 


그런데 오늘날의 소비는 어떠한가. '무엇'이 단순한 '무엇'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개발한 그 '무엇'에는 새로운 '가치'가 더해져 소비된다. 소비자는 단순히 '무엇'을 소비하지 않고, '디자인'이나 '가치'등을 소비한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인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는 것이라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에게는 '혁신'이 필요해졌다. 


이노베이션(Innovation), 혁신(革新)은 '가죽을 벗겨서 새롭게 한다'라는 뜻의 한자어에 기원을 둔다. 따라서 반드시 혁신은 고통을 수반하는 법이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에게 혁신은 어렵고 힘든 과정으로 인식되었으며, 회사의 구성원이 혁신을 힘들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p.11)  


<크리에이티브 R>의 저자 서승교는 다양한 기업에서 신제품과 서비스 개발, 사용자 경험(UX) 제안, 신규 사업 잘굴 등 다양한 디자인 이노베이션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또 세계 유수의 디자인 이노베이션 회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수행하였고, 전 세계 15개 이상의 국가에서 디자인 이노베이션과 관련된 고객 리서치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책에서 정의한 '혁신'의 정의는 '고객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깊은 이해를 통해 고객 삶의 질을 높이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리고 그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 즉 고객 철학을 가지고 끈기 있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데 전문성을 가진 전문적인 디자인 이노베이터를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에 비유해서 '창의의 젖소'라고 정의했다. 


그는 본문을 통해 디자인 이노베이션 조직 즉, '창의의 젖소 목장'에서 젖소들이 일하는 방식을 다음의 네 가지 '크리에이티브 R' 프로세스로 제안했다. 


1. Rapport - 고객과 공감대 형성하기


그는 고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괴짜 사용자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괴짜 사용자(extreme users)는 얼리어답터와는 다르다. 이들은 서비스 사용에서 남과 다른 불편함과 니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불편함과 니즈를 인시갛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간다. 기업은 이들을 통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데 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Read - 고객의 행동에서 혁신의 단서 모으기


두 번째 단계는 고객의 행동을 통해서 단서를 모으는 단계이다. 그는 고객들이 하는 행동, 아주 사소하고 단순해 보이는 행동에서도 단서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할 때에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목적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그 이면에 '혹시 다른 목적은 없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고객의 행동을 되짚어 보라는 것이다.  


3. Re-Think - 고객의 진짜 니즈 분석하기


다시 생각하는 단계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분석한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의 새로운 콘셉트를 개발하는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흔한 오류 중의 하나는 스스로가 주요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니즈가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것을 강조한다. 


4. Radical Create - 고객이 감동하는 혁신 만들기 


고객들은 단순히 '감탄' 했다고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어떻게 만들까'보다는 'Why&What to'에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객이 왜 그렇게 느끼는가를 알면,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도출되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하면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할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이 네 가지의 이노베이션 단계 중에서 디자인 이노베이션의 성공은 마지막 단계인 Radical Create 의 이전 단계들이 얼마나 탄탄하게 잘 수행되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끝 무렵, 저자는 누구나 창의의 젖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창의의 젖소가 되기 위한 몇 가지의 TO-DO-LIST를 공개한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유지하라, 직관과 관찰의 힘을 키워라, 자주 그리을 그리는 연습을 하라, 다양한 사람과 어울려라, 포스트잇을 많이, 자주 활용하라, 창의적인 사람과 어울려라- 등 저자가 생각하는 창의력 키우는 방법들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창의적인 디자인 이노베이션의 핵심에는 고객이 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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