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밀리미터의 혁신 - 5년 안에 50배 성장한 발뮤다 디자인의 비밀
모리야마 히사코.닛케이디자인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4.0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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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현재 '물질의 풍요'로 일컫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선풍기'라고 검색하면 수 만 가지의 제품이 검색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제품은 넘치고, 소비자들은 고민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선풍기'가 '선풍기'로써 기능했다. 즉, 전동기를 이용하여 회전날개를 회전시켜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단순한 '도구'가 아닌 감동과 이미지 혹은 인사이트를 던져주기 바란다. 가전제품이 인간의 수고를 덜어줌으로써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해온 전통적인 도구였다면, 삶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길 바란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욕구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해 성공한 기업이 있다.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발뮤다(BALMUDA)'의 이야기다. 





도서 <0.1밀리미터의 혁신>은 일본 프리미엄 가전 판매 선두기업 발뮤다의 성공 신화를 다루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도산위기에 처했던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테라오 겐 대표의 발자취도 양념처럼 덧붙여 진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했는지 살펴본다면, 성공적인 기업의 요건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경영에 적용 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신이 적어도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당신의 길잡이 되어줄 것이다. 





발뮤다를 가전 브랜드 최고의 기업으로 설 수 있게 한 제품은 바로 <그린팬>이다. 그린팬을 출시하기 전까지 발뮤다는 애플 컴퓨터용 주변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작은 회사였다고 한다. 미국발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어차피 망할 거라면 진짜 해보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 보자'라는 심정으로 개발한 제품이 그린팬이었던 것이다. 그린팬을 제작하면서 테라오 겐 대표에게는 가장 중요한 철학이 생긴다. 바로 '행복한 사람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들어야 겠다는 것인데, 그의 이런 철학은 지금까지도 발뮤다의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저는 그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상적이라 여기며 마든 제품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결코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죠. 발뮤다가 만든 탁상용 스탠드 <에어라인Airline>을 한번 예로 들어볼까요? <에어라인>은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표면을 만들기 위해 도장을 세 번이나 할 정도로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인 제품입니다. 그만큼 디자인 완성도도 뛰어나고요.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비싼 개발비 때문에 저조차도 맘 편히 사기 어려운 제품이 되어 있더라고요."(23p) 


<그린팬>을 개발하면서 테라오 겐 대표는 개발자가 좋아하는 물건은 팔리지 않는다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모든 제품은 개발자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도 기본적인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업의 입장에서 제품을 제작하거나, 소비자가 원한다고 착각하거나, 오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임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갖기 위해서 테라오 겐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디자이너로서의 지위를 내려놓은 것이다. 그러자 그에게 정말로 객관적인 소비자의 눈이 생겼다. 제품을 더욱 더 편리하게(만드는 입장이 아닌, 사용하는 입장에서) 작동시키기 위해 그는 디자인부터 점검했다. 그는 품질 향상을 위한 최종 점검이야말로 본래 경영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하며, '품질'과 '디자인'에 집중했다. 





"따지고 보면 제품 개발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중 거의 90퍼센트가 테스트하는 데 쓰이는 셈입니다."(48p) 


마케팅과 홍보 비용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제대로 된 제품, 우수한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테라오 겐 대표는 제품을 개발할 때 끊임없는 테스트를 하는 개발 원칙을 준수해왔다. 그는 3D 프린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고, 그 자리에서 즉시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발뮤다에서 개발한 공기청정기 <에어엔진>이 바로 이러한 개발 원칙을 준수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에어엔진을 개발할 당시 작동 상태가 표시되는 인디케이터 부분의 플라스틱 두께는 0.1밀리미터 단위까지 조정하면서 LED 불빛이 가장 아름답게 비치는 두께를 찾아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실험과 검증을 반복했을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테라오 겐 대표는 더이상 디자인을 하지 않지만, 발뮤다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디자인 철학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 모던한 디자인에 집착했었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디자인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의식적으로 디자인적 요소를 억제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그가 이렇게 디자인에 대해 스스로를 경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본질'이다. 디자인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면 제품의 본질이 흐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풍기는 선풍기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선풍기의 본질이다. 덧붙이면 이런 본질(오감)과 함께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야 말로 발뮤다가 가전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 하는 점이다. 


"인간이 오감을 통해 느끼는 기분 좋은 감각은 수치로 나타내긴 힘들지만 결국 감동으로 이어집니다."(77p) 

 

 

우리나라의 스타벅스 수가 미국 뉴욕의 스타벅스 수보다 많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에서도 스타벅스는 유독 인기가 많은데 그 이유를 단순히 좋은 원두와 커피 맛에서 찾을 수 없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문화를 향유한다'는 기본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스타벅스에는 '문화'라는 가치가 있고, 애플도 '제품을 사용하며 느낄 수 있는 가치'에 주목했다. 발뮤다 또한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만족을 제공하려는 가치를 갖고 있다. 즉,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가치인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발뮤다는 끊임없이 소비자의 시선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발뮤다의 테라오 겐 대표는 자신의 그리고 발뮤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그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0.1밀리미터의 가능성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다. 발뮤다가 개발한 제품에 그들의 철학이 담겨있는 까닭이다. 


발뮤다는 단순히 가전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그들의 경영 철학, 디자인, 그리고 품질은 언제나 소비자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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