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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 11 - 완결
나리타 미나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natural..이 작품의 내용은 한마디로 가장 잘 표현한 단어이다. 어린시절의 한가지 사건으로 인해 자신을 악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미카엘.그 사건으로 미카엘은 자신의 나라 페루를 떠나서 일본에 오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는 소년같지만, 악한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그는 타인과의 진정한 교류도 거부한 채로 마음속에 비밀을 안고 산다.
주인공 미카엘은 남들은 자신의 악한 부분을 모르기에 자기 옆에 다가올 수 있는 것이라 믿고, 자신을 모르는 남들과 진정한 교류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친구들과의 우정을 통해 어차피 누군가를 완벽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자신을 누군가가 받아들여준다는 것은 어떤 선한 부분이 아니라, 자신 그 자체를 받아들여주는 것임을 깨닫는다.
이것은 누구나 깨달아야 할, 그리고 깨달았을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는 깨달음이 아닐까 싶다.사람에게는 누구나 선한 부분과 악한 부분, 두가지 면이 있다. 어떤 부분 때문에 자신이나 남을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진정으로 남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 그대로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것은 먼저 자기가 자기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야말로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남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나아가 타인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 그것이 행복해지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미카엘은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했던 인물을 이해하고 감싸안음으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증오나 살의를 사랑으로 바꿀 수 있었다. '원래대로 돌아가자'는 한 마디로.. 간단한 것 같지만, 이것이야말로 모든 문제를 푸는 가장 확실한 답이 아닐까.
이 만화는 철저하게 끝까지 인간을 탐구하고, 성장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이 만화를 특별히 어떤 자극적인 사건같은 것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심리를 쫓아가고 동화되어 읽다보면 마음의 어떤 응어리가 풀리고, 따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 만화가 아주 심각하고 깊이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미카엘과 사이몬, 도모토,주니어 등의 캐릭터들이 무척 매력적이며, 이들이 그려내는 에피소드들은 재미있고 흥미롭다.또 피가 섞이지 않은 누나 리코와의 미묘한 관계도 잔잔하지만 재미있게 전개된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 느껴지는 일본 아오모리 지방의 묘사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일러스트도 아름다워서 궁도 장면 한장면,한장면 만으로도 감탄이 나온다.
11권이라는 길이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고 그들의 뒷이야기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