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버스는 수수께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김현화 옮김 / 직선과곡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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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에 실패한 이들을 위한 투어 상품이 있다.
일명 ‘실연버스투어’
실연 당한 이들이 바닥끝까지 슬픔과 우울함을 겪고
그 끝에서 힘차게 도약해서 새로운 사랑을 준비할 수
있게 계획된 야심찬 투어 상품이다.
언제나처럼 신청자를 받아 투어를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뭔가 미묘하다.
평소보다 많은 참가자들과 어딘지 수상한 이들.
늘 함께 하는 심리 상담사와는 며칠 전 헤어진 연인 관계이고
역시나 힘이 넘치는 버스 기사님까지 이번 투여가 무사히 끝날지 걱정이다.
실연 극복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램 내내
식사는 초라하고 숙소는 허름하고 찾아가는 장소는 음침하다.
개성 강한 9명의 참가자들과 각자가 가진 사연은
우리 삶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우울함을 테마로 한 여행인데 어째 읽을수록 웃음이 난다.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유쾌하다.
인생의 끝에서 도전과 모험을 하라는 ‘사부로’씨의 말에 뭉클했고
손목의 상처만큼 큰 마음의 상처를 가진 ‘모모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같이 울었고
철없고 한없이 밝은 ‘루이루이’의 명랑한 목소리에 내 기분도 밝아졌다.
이들 중 가장 우울하고 참담한 사람은 투어 가이드인 ‘류타로’가 아닐까.
연인에게 차이고 회사는 도산했고
처음 기획한 실연버스투어는 이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류타로를 비롯한 이들은 실연을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까.
내 아픔도 실연버스투어를 함께 하는 동안 조금은 사라진 기분이다.
사랑의 아픔뿐만 아니라 삶의 아픔을 떨쳐 버리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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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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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두 글자만 봐도 마음이 무겁다.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기에 보는 순간 묵직함을 느낀다. 하지만 살다 보니 삶의 매 순간이 철학을 공부할 수 있는 적절한 순간이라는 걸 느낀다.

<철학이 필요한 순간>은 심리학자인 저자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삶의 태도와 관점을 담고 있다. 그는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저자가 말하는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삶이란 각자에게 부여되는 것이므로 의미의 정의도 각자가 다르게 판단할 텐데 이를 아우르는 개념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에 대한 답을 철학자들의 개념을 빌려 10가지 삶의 관점으로 제시한다.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인지 꾸준히 확인받고 싶었고 쓸모를 느끼지 못했을 때 과감히 그곳을 뒤로하고 나왔다.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내 쓸모를 다 하고 싶다는 열망에. 이 책을 읽는 이 순간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그동안 내가 쫓던 행복은 물질적 풍요로움이 아니었을까. 정신적으로는 피폐했지만 물욕은 꾸준히 채워졌고, 점점 말라가는 마음의 허기를 채우려 또다시 물질에 욕심을 내는 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내가 바라는 행복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가 전해주는 태도와 관점은 지극히 이상적이다. 처음에는 교과서에서 읽을 수 있는 당연한 말로만 다가왔다. 하지만 일상 속 예시들을 읽고 이해하면서 삶에 대한 내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허기진 마음, 허무한 감정. 이를 풍족함과 만족감으로 바꾸기 위해 철학에서 삶의 진리를 찾아야 한다.

행복지수 상위권의 덴마크인들은 매일 아침 출근길에 철학 강의를 듣는다고 한다.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워밍업으로 철학 강의를 듣고 그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그들의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싶어졌다. 그 안에서 내가 살아가야 할 의미를 제대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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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라이
헬렌 피츠제럴드 지음, 최설희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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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이와 두 여성의 진실. 그 끝에 어떤 결말이 있을지 무척 기대되는 스릴러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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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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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은 새로운 발명품이 등장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필요에 따라 문화와 문명이 발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기득권들은 새로운 변화를 반기지 않았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누리던 부와 권력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선구자들을 핍박하고 그들의 기술을 몰살시키려 했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창제할 때도 권력의 중심에 있던 이들은 못마땅하게 여겼다.

하찮은 백성들이 글을 알게 되면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까 두려워 격렬하게 반대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비슷했을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도 필경사라는 직업이 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글을 쓸고 책을 읽는다는 것을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신을 대리하는 그들에게도 금속 활자의 발명은 불경한 일이었다.

지식과 정보는 자신들과 같은 지배층에서만 독점해야 하고

사람들에게는 제한되고 편협된 정보만을 전해주어야 오래도록 통치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이 뿌리 깊게 내려있었을 것이다.

바티칸 수장고에서 발견된 교황의 편지와 금속활자본을 전자현미경으로 비교 분석한 과학적 증거는

우리 기술이 유럽으로 전해졌을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가능성을 안겨준다.

이 가능성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금속활자가 지식 혁명을 이끌었으면

디지털 강국이자 반도체 1위 국가가 된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김진명 작가의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 책 역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궁금하기보다는 그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숨겨진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 안에 담긴 우리나라의 위대한 문화를 새롭게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이 땅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동시에 느끼면서

이 책이 단순한 소설이 아니길 바라는 작은 바람 또한 갖게 된다.

동아시아의 작은 국가에서 전 인류로 퍼져나간 활자 문명의 시작.

기분 좋은 가설을 세우며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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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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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베테랑 형사조차 패닉에 빠지게 만드는 기괴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시신은 귀가 잘려나가고 창이 심장을 관통했으며,

목에는 송곳니 자국 4개와 피가 빨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도대체가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 현장을 취재하던

사회부 기자 김기연은 알 수 없는 기시감에 이 사건에 빠져들게 된다.

늘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교모하게 넘나드는 김진명 작가는 신작 <직지>를 통해 활자 문명을 화두로 던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인정받은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둘러싼

중세 시대 미스터리,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추악한 음모까지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가 인류에게 큰 공헌을 했다는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지심경으로 알고 있는 우리의 활자 역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은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없다.

김진명 작가는 우리의 금속 활자 기술이 유럽에 전파되었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역사에 '만약'이란 단어는 필요 없다고 하지만

어쩌면 책 속에 담긴 이야기가 단지 이야기로 남는 게 아니라 진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솔직한 마음으론 소설을 가장한 역사의 진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기연 기자는 피해자 전형우 교수의 발자취를 쫓아가면서 사건의 진실 속으로 차츰 들어간다.

그리고 '직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범인에게 한 발짝 접근해 가면서 이 끔찍한 사건에는

바티칸과 연관된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게 된다.

빠른 전개에 순식간에 읽어간 1권이다.

우리 말과 기술의 우수성이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상상만으로 짜릿하다.

역시 김진명 작가는 늘 큰 만족감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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