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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 - 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의 위로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조선시대 북학파 실학자인 이덕무가 쓴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
이 책에서 이덕무는 소소한 일상의 풍경을 솔직하고 따뜻한 글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쓴 아름다운 문장을 뽑아 이덕무 마니아를 자처하는 한정주 역사 평론가는
이 책 <문장의 온도>를 편찬했다.
바쁘게 지나가는 현실 속에서 놓치고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들.
하늘의 구름 한 점, 나무 위에서 들리는 샛소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이 안에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작지만 소중한 일상을 다시 만났다.
내가 이 책을 만났던 순간에 나는 걱정과 고뇌로 가득한 상태였다.
그 순간 펼쳐 든 책 속에서 만난 그의 글에 큰 위로를 받았다.
번뇌와 근심을 해소하는 방법
마음이 괴롭고 혼란스러울 때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 눈동자 속이 여러 가지 색깔의 세계를 이룬다. 붉었다가 푸르렀다가, 검었다가 희었다가 하는 광채가 어른거려 말이나 글로 형용하기 어렵다. 그러다가 한 번 변화해 구름이 뭉게뭉게 피는 것 같다가, 또 조금 지나면 푸른 파도가 일어났다가, 다시 바뀌어 무늬를 수놓은 비단이 나타났다가, 또 조금 지나면 산산이 부서진 꽃송이처럼 보이곤 한다. 어느 때는 구슬이 번쩍이는 듯하다가, 어느 때에는 좁쌀이 흩어지는 것과 같다. 잠깐 동안에 이렇게 변화했다 또 사라졌다 하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형체가 만들어져서 마땅히 한바탕 번잡한 근심을 해소하게 된다.
(본문 중)
하루 24시간 늘 바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기에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바람으로 가득 찬 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이 찰나의 순간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따스한 글을 보면 공허한 마음이 가득 차는 기분이 든다.
<문장의 온도>를 읽으면서 내 안에서 가득 차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글 한편에도 마음이 풍부해지는 걸 느꼈다.
저자는 말한다. "가장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일상 속에 있다"
당연한 진리를 나는 왜 잊고 있었을까. 늘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길 바라며
정작 평범한 순간을 무시하고 지나쳤던 지난 시간들이 아쉽다.
이 책을 읽고 달라진 점이 있다. 매일 걷는 길, 매일 보는 풍경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하다고 느꼈던 거리의 풍경에서 미처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주어진 순간에 감사는 마음이 생긴다. 내가 지금 있는 이 공간, 이 순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내가 느꼈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덕무의 글에서 따스함과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