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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미소
줄리앙 아란다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2월
평점 :
누군가의 일생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면.. 오래전에 본 영화 <트루먼쇼>가 생각난다.
짐 캐리가 주연을 맡은 <트루먼쇼> 한 남자의 일생을 TV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이다. 주인공은 현실과 같게 만들어진 스튜디오 안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던 중,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자신의 진짜 삶을 찾으려 한다. <달빛 미소>를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트루면쇼> 같다는 것이었다.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한 남자의 일생을 읽다보니 이 영화가 생각났다.
이 책은 총 4부로 달의 주기에 따른 주인공 폴 베릐튄의 삶을 보여준다. 제 1 부에서는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마을 소녀 마틸다를 좋아했던 설레는 사춘기 소년이 가진 사랑의 감정을 그려내고 있다. 어린 시절 만난 독일 장교의 마지막 부탁을 늘 가슴에 간직하며 언젠가 그 장교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제 2 부에서는 폴의 암울했던 군복무 시절과 드디어 사랑하는 마틸다와 사랑의 결실을 맺고 그토록 원하던 뱃사람으로의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 3 부에서는 뱃사람의 삶과 마리아와의 만남, 그리고 친구의 죽음을 통해 폴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는 모습을 그려낸다. 마지막 제 4 부에서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다 죽음을 맞이하는 폴의 인생 마지막 모습을 보여준다. 폴은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의 삶은 손자 프랑수와의 글을 통해 우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낭만적이고 서정적이었던 폴의 일생을 따라가다 보니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그녀와 똑닮은 딸을 낳고, 원하던 뱃사람도 되고, 평생의 숙제까지 끝마치며 달처럼 하나의 주기를 완성한 폴. 내 삶의 주기가 다하는 날이 온다면 달빛이 내게 보내는 미소 속에서 폴처럼 평온하게 새로운 주기를 준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