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네, 일은 재미있나?
데일 도튼 지음, 손원재 옮김 / 성안당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네!!"이다.
하고 있는 일은 재미있지만 주변 상황에 일이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연차가 늘어나면서 업무량도 많아지고 요즘은 A4 용지 영문 300장짜리 건은 당연하다는 듯이 내 차지가 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재미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보상은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커리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표현했다.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는 없으리라. 예전 부모님 세대를 보면 업무가 늘어날수록 그에 따라 제대로 보상도 주어졌다. 그러나 요즘 내 현실은 정반대의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거기에 견디기 힘든 직장내 상사의 히스테리와 폭언. 실수가 발생하면 반드시 책임자를 찾겠다는 회사의 풍토. 틀린곳조차 맞다고 우기며 결국에는 두번 일하게 하는 상사의 아집.
그럼에도 난 항상 내일을 계획하며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 새로운 목표를 끊임없이 세우며 당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목표중독증이라 한다. 오늘의 목표는 내일의 굴레가 되어 자신을 억누르고, 내일이 되면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목표를 이루기보다는 목표를 세우기만 하는 목표중독증 환자다 되는 것이다.
순간 멍해졌다. 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것이 내 성격의 장점이라 여겼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히려 이것이 나를 숨막히게 하는 것이었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느꼈던 일들도 금새 지쳐 재미를 잃어버리데 된건 아닐까..
물론 목표없이 살라는 말은 아니다. 거창하고 반드시 이뤄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단순히 내일은 오늘과 조금 더 다른 내가 되자라고 설정하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말이지만 이 말이 실제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매일 매일 달라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작은 노력을 시작하였다. 책 읽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리고, 핸드폰을 잠시 꺼두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나만의 목록도 만들었다. 내가 하는 일들, 회사와 상사로 인해 겪는 문제들.. 업무 특성 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나 하는 경험은 하지 못했지만 내가 조금 더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하나씩 생각났다.
거창하게 하루아침에 달라지려 하지 말자. 하루 중 단 1%라도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자.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불평불만을 쌓아두지 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해보자.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테니깐.
한참 이직을 생각했었고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던 때에 기분 좋은 책을 만났다. 괴짜 노인 맥스가 툭 던진 이야기들에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도 가졌다. 안일하게 있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작은 것부터 달라지려 한다. 나를 움직이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있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