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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편집자 - 어느 여가사회학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
최석호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모처럼 공감이 가는 책 한권을 만났다.
늘 입에는 시간이 없다는 말을 달고 사는 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말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정말로 시간이 없는 것인지, 습관처럼 바쁘다고 말하는 것인지.
내 방에도 늘 TV가 켜있다. 뉴스 한시간을 제대로 보는 거 외에는 습관처럼 켜 놓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당장 TV를 껐다. 처음에는 적막함과 고요함에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용함을 즐길 수 있었다. TV에 끌려가는 생활을 끝낸다면 나의 여가 시간은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반년 전 무더운 여름날의 그림그리기처럼 말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확실히 학생때 보다는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할 수 있는 여가 생활은 쇼핑과 TV 시청뿐인 반복된 일상이었다. 이런 나의 상황을 이 책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일과 소비의 악순환.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굶주린 나.
이런 나에게 이 책은 책에서 길을 물으라는 답을 준다. 또한 이미지 언어를 이해하라고 한다. 특히나 이 부분은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토요일이면 가끔씩 미술관을 간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새로운 문화에 자극을 받고자 관심있는 전시는 꼭 간다. 이때 나는 어떠한 정보도 없이 작품을 보려고 한다. 처음부터 작품의 설명을 읽게 되면 내가 보고 느낀 감정이 아니게 된다. 설명에 따라서 그림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내가 본 그대로를 이해하려고 한다. 작가의 의도는 그 후에 읽고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나만의 관람 방법이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미지를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라.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오랫만에 친한 친구와 속 깊은 이야기를 한 기분이 들었다. 살면서 가지고 있던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은 듯하다. 이전보다 풍요롭지만 삶에서 불안한을 느끼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