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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동가게 두 번째 이야기 ㅣ 행복한 우동가게 2
강순희 지음 / 북치는마을 / 2012년 3월
평점 :
사람들의 이야기. 이보다 더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또 있을까. 이 책은 작은 우동가게에서 벌어지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충주시 연수동에 있는 '행복한 우동가게'의 주인아줌마와 그녀 주위의 사람들. 퉁퉁거리며 일하는 느티나무 아줌마와 공짜를 외치며 기타를 치고 시를 읇은 시인 아저씨. 그리고 나무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겨울이 되면 다니 우동가게에서 함께 하는 계수나무 아줌마. 이들과 이곳에 들리는 사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두번째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꼭 충주에 엄마와 함께 가야겠다는 것이다. 나도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처럼 행복한 우동가게에 가서 주인아줌마가 끓여주시는 우동도 한 그릇 먹고 그 곳에서 나를 짓누르고 있는 삶의 무게를 조금은 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온 세월보다 훨씬 더 오랜 삶을 살고 그 무게에 힘이 들었을 엄마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내 마음이 조금씩 치유됨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우리 엄마에게도 권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깐..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의 삶의 애환은 내가 짊어진 것과 다르지 않았다. 어쩜 우리들은 서로 다른 듯 같은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치유받았듯이 현재 자신의 삶에 힘들어하는 모든 이가 이 책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일년에 딱 하루. 제야의 종소리가 울릴때 온다는 한 쳥년을 기다리는 주인 아줌마의 에피소드였다. 농사를 시작한 그 청년은 일년에 딱 하루 마지막 밤에 이 곳에 들려 우동을 먹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결혼도 하고.. 그러던 그 청년이 어느 해 마지막 날에 오지 않은 것이다. 그 청년에세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는 아줌마의 마음과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 청년이 궁금해졌다. 그 청년은 그 다음날 밤 늦은 시각에 우동가게를 찾았다.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새생명이 탄생하였기에 그 시간에 오지 못했다는 그. 그래도 아줌마가 걱정할까봐 그 다음날 늦은 시각에도 찾아왔다는 그. 오로지 일년에 한번 만나는 그들의 이야기지만 왠지 모르게 뭉클함을 느꼈다. 각박하고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현재에 아직도 이런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듯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게 이런게 아닐까?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