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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미술사 - ‘정설’을 깨뜨리고 다시 읽는 그림 이야기
박재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평점 :

미술사라는 제목만 봤을 때 딱딱한 미술사 흐름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다. 다소 지루할지라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기로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예상을 깬 주제들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미술문화의 대중 확산에 활발하게 기여하고 있는 저자는 예술가와 작품에 대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의 맥락을 소개하며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다.
"고흐는 평생 그림을 하나도 못 팔았다?"
다소 황당한 질문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앞으로 이어질 질문들이 기대됐다. 저자는 총 7장에 걸쳐 알지 못했던 미술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장의 신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시작으로 예술가와 브랜드를 연관시키고 기억되거나 사라지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또한 문제가 된 작품의 이름과 명작을 만드는 미술관까지 미술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깃 거리를 보여준다.
책에 소개된 35가지 질문 모두 흥미롭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질문들이라 그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가 굉장하다. 예술가 자신이 브랜드로 구축된 예로 설명된 '루벤스'의 일화는 각자의 브랜드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멋진 팁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거장 미켈란젤로가 유일하게 서명한 작품과 렘브란트 서명에 대한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숨겨진 이야기는 그동한 미술작품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그림이 완성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십자가 형태가 그림에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적어도 3년이 지난 후에야 등장하는 십자가를 과연 누가 언제 왜 그렸을까. 이에 대한 확실한 설명은 없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과 작품의 의미를 조합하여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재미있다.
저자는 이 책이 기존의 미술사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라 말한다. 고정된 편견과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예술가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뜨게 해준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세월이 지나고 세 번째 네 번째 미술사 책이 나올 수 있다. 그때는 또 어떤 관점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될까. 예술의 세계에 한계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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