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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주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평점 :

파사주(破四柱) : 사주를 깨트린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사주를 깨트린다는 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 개척해 간다는 것일까. 두 소년이 그려진 표지와 제목은 소설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일깨운다.
소설 『카지노 베이비』로 제2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두 아이의 성장 소설을 새롭게 선보였다. 한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던 보육원에서 나온 두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기대보다 힘들고 거칠었다.
주인공인 유림과 해수는 '하나의말씀'이라는 종교 단체가 운영하는 벽돌집에서 자란다. 일명 벽돌집이라 불리는 이곳은 보통의 보육원과는 달리 신앙을 강제하고 권위적이며 강압적인 공간이다. 두 아이는 17세가 되자 벽돌집을 탈출하게 된다.
순응적이며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는 유림과 반항적이며 의심이 많은 해수는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운명을 깨뜨리고 숲과 산, 그리고 바다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이어간다. 그 모습은 마치 순례길을 떠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과 자기 인식이 동반되는 성스러운 과정처럼 여겨진다.
소설의 중반부를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진실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던 건 아닌지, 두 소년의 대화에서 어긋났던 부분은 없었는지 찾아보았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믿음과 구원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우울하다. 작가는 종교 단체의 권력과 통제라는 배경하에 아동 복지 제도의 씁쓸한 이면을 드러낸다. 제대로 돌봄 받지 못한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가 걱정되는 건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은 여전히 의문이다. 유림이 해수의 두 날개를 꼭 붙들어 매는 순간을 구원받았다 여길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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