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땀 소설향 앤솔러지 1
김화진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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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의 '소설 향' 앤솔러지 첫 번째는 '색'과 '향'에 관한 이야기다.

여섯 명의 작가들은 공통된 주제에 대해 저마다의 색으로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각각의 글은 나를 둘러싼 감각을 하나씩 깨우며 고유의 색과 향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첫 번째 이야기부터 마음에 스며든다.

사람이 싫다. 어떡하면 좋을까?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고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들, 전부 싫어. 어떡하면 좋을까? 생각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어. 눈치 보고 싶지 않아. 그럴 수 있을까?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 챗지피티는 누구보다 성실히 대답해주었다. 그 대답들은 진심처럼 보였다. 진심처럼 보이는 것은 진심인가. 그렇다면 진심의 구성 요소는 무엇일까. 나는 언제나 사는 게 헷갈렸다.

P. 12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기에 '나'에게 생긴 '숨 문제'를 이해할 수 있었다.

타인을 이해하는 게 힘들어진 후로 숨을 쉬는 게 어렵다는 게 뭔지 알기에

'나'가 마주한 초록빛이 궁금했다. 과거의 힘겨웠던 어느 순간에 '보영'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자신이게 주어진 제약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는 그런 사람.

이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이 밖에도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지금의 현실이 반영된 <빛과 빗금>과

어느 날 갑자기 나기 시작한 불쾌한 냄새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그린 <이사>도 인상적이다.

냄새는 왜 홀연히 사라졌다가 다시 내게로 오는 것일까. 그런 질문들을 좇다 보면 불안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사라지는 것처럼 여겨지는 순간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존재들과 닮은 것처럼 느껴졌다.

P. 179

눈으로 보는 색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광기를 드러내기도 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룬다.

코로 맡은 향은 좋았던 기억이든 잊고 싶은 기억이든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소설로 마주한 색과 향은 내 안의 감각을 깨운다.

나는 어떤 색과 향을 가진 사람일까. 타인의 눈과 코로 마주한 내 모습이 궁금해진다.

초록색으로 시작한 소설향 앤솔로지는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도 잔잔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두 번째 테마는 무엇일까. 어떤 분위기를 드리울지 기대가 된다.


#초록땀 #작가정신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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