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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잊으며 살아간다 - 후회도 불안도 없이 오늘을 살기 위한 71가지 인생 처방전
후지이 히데코 지음, 이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평점 :

어느 날 문득 잊고 싶은 흑역사가 떠오를 때가 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르면 우울한 기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이미 지난 일을 후회하면 무엇하냐고 자문하면서도 후회하게 된다. 이 책은 후회도 불안도 지겨운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을 건네준다.
'심료내과'라는 다소 낯선 의료 과목을 진료하는 의사인 저자는 아흔 살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료내과란 정신적인 원인으로 생긴 병에 대한 내과 치료와 가벼운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일본의 독자적인 의료 과목이다. 산부인과 의사로 시작했지만 다섯 아이의 양육을 위해 전업주부가 되었다. 이후 52세의 나이에 다시 의사로 돌아온 저자의 이력도 범상치 않다.
94세 현역 할머니 의사 선생님이 일려주는 삶의 진리는 '잊어야 할 일은 잊으라'는 것이다. 의욕이 생기지 않다는 고민에는 소리 내어 웃어보라는 처방을 내린다.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고민에는 식사를 잘 챙기며 나이 듦과 친구가 돼라 조언한다. 또한 태생적 불만에 대해서는 자신의 삶은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를 건넨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나는 지나간 일을 곱씹으며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때 그렇게 말하지 말걸, 그렇게 행동하지 말걸 등의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후회를 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걱정도 병이라는 말처럼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고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두려움을 먼저 느꼈다. 특히 가족과 관련한 일은 무조건 내가 알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그렇게 힘겨웠던 젊은 시절을 보내고 난 후 중년의 나이에 이 책을 읽으니 공감 가는 부분이 무척이나 많았다. 싫은 일도 좋은 일도 적당히 잊어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잘 살아가야 한다.
후회도 불안도 없는 삶을 살고 싶다면 할머니 의사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몇십 년을 앞서 살아간 저자의 조언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어느 순간에나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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