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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의 힌트
하승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평점 :

「서른 번의 힌트」는 한겨레문학상 30주년을 기념하는 책이다. 역대 수상 작가들이 자신들의 당선작을 모티프 쓴 신작 소설 앤솔러지로 다양한 작가들의 짧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30'이라는 키워드를 글 곳곳에 심어 독자에게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안겨준다.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에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고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의 모정에 눈물이 흘렀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서강대교에서 자살에 실패한 이가 진짜 그녀인지 아리송하다.
소설에는 다양한 세계가 살아있고 작가는 예리하게 표현해 낸다. 그 이야기 속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시대를 가로지르며 연결되는 문학의 힘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미래를 향한 기대를 갖게 해 준다.
다양한 이야기 중 가장 처음에 읽은 하승민의 <유전자>, 야구를 소재로 한 김유원의 <힌트>, 그리고 장강명의 <서강대교를 걷다>가 기억에 남는다. <유전자>는 다소 생소한 희귀 질환과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현실적인 고민이 더해지며 아직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인다.
<힌트>를 읽으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 본다.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만족하는 삶의 중요성을 잊고 있었다.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갖지 못할 욕심에 너무 매여 있었던 건 아닐까. 홈런 맞은 순간에도 환하게 웃고 있는 기현의 얼굴이 계속 떠오른다.
<서강대교를 걷다>는 특유의 분위기가 좋았다. 자살에 실패한 현실인지 가상인지 약간 아리송한 묘한 분위기와 어쩌면..이라는 상상력이 더해져 어릴 적 읽은 동화가 오버랩된다. 인간으로서는 죽었지만 은빛 인어로서 다시 태어나 인간 세계가 낯설다는 그녀의 말에 인상적이다.
한국 문학의 최전선에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한겨레 문학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 믿는다. 또 어떤 좋은 작품들이 등장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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