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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 - 바츨라프 스밀의 세계를 먹여 살리는 법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5년 5월
평점 :

과거보다 먹을 게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여전히 뉴스에서는 굶주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비친다. 지리적 기후적 여건 상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이 한계에 도달하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후 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먹는 것'에 전 인류적인 고민이 시급한 상황이다.
환경과학자인 저자는 50여 년간 광범위한 분야를 연구하면서 에너지와 환경, 현대 세계의 모습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거시적 관점으로 책을 집필해왔다. 그가 이번 책에서 주제로 삼은 건 바로 식량이다. 현대 식량 시스템의 한계를 포착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 체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하여 인류가 소비하는 식량 자원이 왜 한정되어 있는지, 비건, 곤충, 배양육 등이 대체 식량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식량 분배를 할 수 있는지 등 우리가 매일 행하는 먹는 행위에 대한 과제와 해결책을 제시한다.
사실 먹는 문제에 대해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극도로 식단을 제한하는 중이기에 인류에게 먹거리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할 수 없었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농업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설명한다.
그중 전체 곡물 생산량의 3분의 1이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로 인해 가난한 지역에서는 동물에게 더 많은 곡물을 소비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사람은 굶주림을 겪고 있다.
저자는 통계 자료에 기반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인류의 식량 문제를 던진다.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예상치 못한 기후 문제는 대체 먹거리 개발 등을 통해 현식적인 대안으로 이어진다. 비건을 실천하고 대체육을 개발하며 유전자 변형 작물에까지 관심을 넓혀간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비건을 행할 수 없기에 비건보다는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불공정한 분배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유통 인프라를 개선하여 전 세계적인 협력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곡물의 일정량을 인간 식량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늘 먹을 것이 풍족한 세상에 살아서일까. '굶주림'은 과거의 문제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먹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 음식을 차릴 때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 것이 좋다고 여겼다. 한 끼에 다 소비하지 못할 만큼 재료를 구매하고 냉장고에는 먹지도 않는 식재료가 가득 차 있다. 소비량보다 버리는 양이 더 많을 때도 종종 있었다. 안일했던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당장 먹거리에 대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해야 할 것이다. 먹을 양만큼만 덜고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여 버려지는 양을 줄여야 한다. 인류에게 식량은 생존의 문제이다. 지금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불공정한 분배로 굶주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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