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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
지카우치 유타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5월
평점 :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대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선물을 하거나 기꺼이 도움을 건네는 선한 마음은 각박한 세상이지만 여전히 살만하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이 책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과 그런 것의 이동을 '증여'라고 칭한다. 이러한 증여를 통해 우리 삶의 의미와 잃어버린 가능성을 되새겨 준다. 증여는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자가 맺는 모든 관계 또한 증여에 속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행위를 통해 선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 토머스 쿤의 변칙 현상, 카뮈의 시지프 신화, 그리고 셜록 홈스의 추리 기법까지 인용하여 증여의 개념과 본질을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저에 증여가 깔려 있고 시장 경제 속에서도 인간다움이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증여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사회로부터 누군가의 증여를 받고 있다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겪게 되는 모든 선의와 태도는 당연히 내가 뿌린 씨앗의 결과라고 여겼다. 누군가의 직업적 의무감, 자부감, 직업의식, 윤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선물이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들을 이름 없는 영웅들이라고 부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증여를 전하고 있다. 이들의 존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도 증여의 철학은 사회 질서와 구조를 유지하는 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이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증여란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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