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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숏컷의 기술 - 예민해서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터득한 나를 괴롭히지 않는 생각법
니시와키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4월
평점 :

첫 만남은 늘 어렵다. 특히 예민한 나는 잘 모르는 것에 대해 극도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낀다. 그래서 여행을 가도 대화가 원활하게 되고 내가 잘 아는 곳으로만 다닌다. 몇 번이고 고치려고 노력해 봐도 긴장감과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예민함의 정도가 심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고민에 시간을 쏟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일면 <고민 쇼컷의 기술>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그는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떠다녀도 실제 고민의 종류는 단 세 가지뿐이라고 말한다. 돈, 건강, 인간관계.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하는 고민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중 가장 해결하기 쉬운 고민은 의외로 인간관계다. '오히려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저자는 마음속에 숨어 있는 기대감을 지우라 말한다.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고, 자신에게 기대하지 않으며, 결과를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 얼핏 이해되지 않았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난한 태도를 고수하라는 것이었다. '무조건 잘될 거야'라는 낙관도 '절대 잘될리 없어'라는 비관도 아니라 '잘 될까?' 정도의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작은 오차나 실수도 허용하고 싶지 않기에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스스로도 이런 생각에 지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요즘처럼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득이 되는 고민만 남기고 모조리 잘라 버리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스스로에게 가진 기대감이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더 많이 좌절하고 상처받게 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저자의 충고대로 하루 24시간 중 딱 5분만 '대충대충 마음'을 갖기로 했다. 책에 소개된 스트레칭 동작을 따라 하며 긴장감 속에 있는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습관을 들이기로 했다.
또한 욕심으로 가득했던 해야 할 일 목록을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로 정리하고 마음에 드는 향초를 켜고 느슨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당장 모든 생각과 예민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에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나 이 순간을 즐기며 살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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