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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성공할수록 불안해할까 - 남에겐 관대하고 나에겐 가혹한 여성들의 가면 증후군 탐구
밸러리 영 지음, 강성희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운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가면 증후군이라 한다. 높은 기대감으로 인해 발생한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에 스스로 충격을 완화하고자 발생하는 심리다. 40여 년 동안 가면 증후군을 연구해 온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하여 이 책을 썼다.
나 역시 학창 시절 무수한 가면 증후군의 경험을 겪었다. 당시에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과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썼던지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불안한 마음이 생겨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대학원 시절 해외 학회에 참석했던 일이다. 그동안 연구한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고 영어로 진행해야 했기에 틀리면 안 되다는 압박감과 틀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겹쳐져 오랜 시간 검증을 거친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상실된 상태였다. 그런 감정은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도 꽤 지속되었다.
저자는 가면 증후군의 정의를 시작으로 스스로 의심하게 된 일곱 가지 이유를 설명하고 유능함에 대한 기준을 재정비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실패를 내면화하고 비판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남성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응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제시한다. 즉,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기분 나빠하지 않는 사고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사실 피드백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가끔은 인정할 수 없는 타인의 지적을 이해할 수 없어 부딪히기도 했지만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지금 나에게 피드백은 내가 성장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오히려 상대에게 피드백을 요청할 때도 있다. 피드백이 없다고 내가 완벽하다고 착각하지 말자.
저자의 이야기 중 11장의 내용에 솔깃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말고 "모르는 길도 아는 것처럼 모험할 용기"를 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보다는 나 자신을 더 믿고 있지만 가끔씩 두려움과 불안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가면 증후군의 실체를 알고 나니 나만이 가진 강점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보다 더 자신감 있는 오늘을 살아가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신에게 한결 더 관대해질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