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머더 클럽
로버트 소로굿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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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릴레이 추리 클럽>

첫 번째 사건

「말로 머더 클럽」

우리는 <늙은> 여자들이잖아요. 마흔 넘은 여자들은 아무도 신경 안 써요.

p. 246


77세 할머니 주디스, 교회 신부의 아내 벡스, 그리고 개 산책꾼 수지. 세 여자의 기막힌 활약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아무도 이 세 사람이 살인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날 평화로운 마을 말로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첫 번째 희생자의 옆집에 살고 있던 주디스는 누군가의 비명과 총소리를 듣고 사건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용감한 할머니는 이웃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벡스, 수지와 함께 범인을 찾아 나선다. 특히 주디스 할머니의 추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회에서는 눈에 띄지도 않는 나이 든 여자들이지만 왕성한 호기심, 십자말풀이로 다져진 추리력, 빼어난 말솜씨와 마을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마당발 성격을 무기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범인에게 다가간다. 이들의 활약은 아슬아슬하다. 때로는 엉성해 보이고 무모해 보이지만 각자가 가진 장점을 드러내며 살인범을 추적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 여자의 유쾌할 활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실 이번 소설은 범인 맞추기에 실패했다. 정확히는 1/3만 맞춘 셈이다. 제법 두꺼운 소설이지만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세 여자의 활약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손이 빨라진다. 자신들의 사회적 약점을 역이용하여 대범하게 증거를 찾아내는 모습이 엉뚱해 보이면서도 긴장감이 흐른다. 특히 신체적으로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하기에 들킬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말로 마을의 비공식 탐정 클럽은 조용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벡스의 성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신부의 아내이기에 남편 내조와 지지자들의 접대가 삶의 전부였던 그녀의 변화에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말로 머더 클럽」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세 여자의 활약을 보여주며 사건을 추리하는 신선한 즐거움과 뿌듯함을 전해준다. 이미 BBC에서 시리즈로 제작되었다고 하는 데,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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