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루시 - 루시 바턴 시리즈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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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뒤덮은 팬데믹이 이제 막 시작되던 때, 루시 바턴은 이제는 친구가 된 전남편 윌리엄과 함께 뉴욕을 떠나 메인 해안의 어느 마을로 떠난다. 처음에는 몇 주 정도 되리라 생각했던 바닷가 마을 생활은 기약 없이 늘어간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도 삶은 계속되고, 삶이기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상하고 아름답고 슬픈 만남과 헤어짐이 계속된다.

이 삶에서 앞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선물이다.

P. 290


처음 겪어본 팬데믹은 일상에 큰 변화를 주었다. 좋아하는 여행도 갈 수 없게 되었고 내 삶은 집이라는 공간에 한정되었다. 바이러스는 여전히 변이를 거듭하고 있고 팬데믹이 완전히 끝났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루시 바턴의 이야기는 바로 계속되는 삶을 이야기한다. 사실 전작을 읽지 않았기에 루시와 윌리엄 사이에 어떤 서사가 있었는지 잘 모른다. 다만 팬데믹의 위기에서 루시를 살리기 위해 함께 떠나자고 한 윌리엄의 진심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뉴욕 주를 떠나 잠시 피신하려 온 메인 주에서 이들은 이방인이다. 타인의 차가운 시선을 받지만 조금씩 적응해가면서 자신들의 삶을 되찾으려 한다. 사랑과 이별, 결혼과 이혼, 삶과 죽음 등 인생의 여러 과정 속에서 가족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바닷가의 루시>는 인위적인 감동을 주지 않아서 좋았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부분을 보여주며 소설 속 인물과 현실의 인물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공감할 수 있었다. 젊은 날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헤어졌지만 나이가 들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의지하며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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