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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평점 :

클레어는 푸에르토리코로 출장을 떠나게 되어 있었고, 이바는 집이 있는 버클리로 돌아가려고 오클랜드행 항공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여자에게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현재의 위태로운 처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길 갈망한다는 것이다. 클레어는 가스라이팅과 폭력을 일삼는 남편, 이바는 마약 조직으로부터 탈출을 모색한다. 서로의 존재도 모르던 두 여자는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 각자 지니고 있던 항공권을 바꿔치기한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푸에르토리코를 향하던 비행기가 추락하기 전까지...
소설은 클레어와 이바의 상황을 교차로 보여주며 두 여성이 자신들이 처한 절망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 보여준다. 재미있는 건 두 여성의 시점이 반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클레어의 경우 추락 이후의 상황을 보여주지만 이바의 경우는 추락 전 과거부터 이어진다. 두 여성 중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려는 클레어의 상황이 유독 신경 쓰였다.
친구의 도움으로 가짜 여권과 신분증까지 마련했지만 이조차 남편의 손에 들어간 상황에서 그녀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을까. 타고 가려던 비행기가 추락까지 하면서 그녀의 도주가 성공할 수 있을지 빨리 결말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클레어에게 마음이 기운 건 현실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바의 경우는 운명의 굴레를 끊고 싶다는 바람이 마약 조직이라는 상황과 만나면서 거리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작가는 가슴 시린 두 여성의 삶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며 희망을 품고 삶을 바꾸려 한 절박함을 표현한다. 작가는 유약한 여성일지라도 서로 연대하여 힘을 합친다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권력의 벽을 부수기 위해 언론과 여론의 힘을 빌려 타개할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가정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는 용기를 북돋아 준다. 잃어버린 온전한 삶을 되찾으려는 두 여성의 이야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