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 철학 수업 - 소크라테스부터 니체까지 지적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 지식 인생 처음 시리즈 1
폴 클라인먼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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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롤리가 가파른 언덕의 내리막 선로를 따라 돌진하고 있습니다. 언덕 아래쪽 선로에는 작업중인 일꾼이 다섯이나 있습니다. 다른쪽 선로에도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여러분 바로 옆에 선로를 바꿀 수 있는 기기가 있습니다. 만약 선로를 바꾸면 저쪽에서 일하고 있는 다섯 명은 살겠지만, 이쪽 선로에 있는 한명은 죽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p. 358-359

살다 보면 철학이 필요할 때가 있다. 최근에 관심을 끈 철학 사상은 염세주의로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으며 마냥 희망적이지 않은 세계관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사회 초년생일 때는 행복이야말로 궁극적인 선이며 선한 것을 추구함으로써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추구했다. 이렇게 경험치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필요한 철학 역시 달라지게 된다.

이 책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철학이라는 학문을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철학의 기본 지식은 물론 24명이 철학자와 23개의 이론, 그리고 7개의 난제를 나열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철학을 잘 모르는데도 철학자의 이름을 대부분 익숙하다는 점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난해하고 심오하고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이름과 사상이 낯설지 않아 다행스러웠다.

저자는 난해한 이론에 문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몇 번이나 실패했던 철학 책들과는 달리 철학자의 사상을 간단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또한 복잡한 개념은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그림과 표를 활용한다. 이에 더해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의 이론을 설명하는 데 웃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는 유머의 철학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다루는 문화철학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3장 철학사를 빛낸 난제들이다. 죄수의 딜레마처럼 들어본 적 있는 7가지 철학적 난제는 한참 동안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현실에서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본 적이 언제였더라. 멈춰있던 머릿속에 모처럼 기름칠을 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복잡한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철학에 대한 기초를 마련할 수 있고 서양 철학에서 동양 철학까지 다양한 범위를 아우르고 있다. 삶의 모든 순간에 필요한 철학을 배우고 일상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찾는 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철학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만 서로 끝없이 질문을 주고받았던 게 아니에요(물론 철학의 발전에 그들이 이바지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정부 정책에서 불거지는 윤리적 문제들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요구하는 논리적 형식들까지, 철학은 실제로 우리 삶에 유용한 매우 쓸모 있는 학문입니다.

P. 11

쇼펜하우어는 개인이 그들 자신의 욕망 혹은 '삶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고 봤습니다. 결코 채워질 수 없는 이 의지야말로 인류를 이끄는 원동력인 것이죠. 여기서 쇼펜하우어의 철학 전체를 관통하는 염세주의와 인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p.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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