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 일상의 행복을 사랑한 화가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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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이라고 하면 추운 겨울, 이케아, 휘게(편안하고 행복한 분위기와 감정)와 라곰(적당하고 충분한 상태)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얀 눈밭과 대자연이 공존하는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은 어떤 분위기를 보여줄까.


25년째 유럽 현지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 중인 저자는 북유럽 4개국의 41명의 화가와 작품들을 이 책에 담아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니 내가 아는 이름은 딱 2명이었다. 칼 라르손과 에드바르 뭉크. 낯선 화가들의 이름처럼 이들의 작품 또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저자는 북유럽 미술 세계에 들어가기 앞서 북유럽의 역사와 신화를 소개하고 휘게와 라곰으로 대표되는 북유럽 문화를 이야기한다. 개인의 소소한 행복은 중시하는 그들 특유의 문화를 이해한다면 앞으로 만나볼 화가들의 그림을 좀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북유럽 그림의 특징을 들자면 빛과 대자연이라 할 수 있겠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작가 칼 라르손을 시작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햇살이 집안을 비추는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추운 나라의 특성상 빛을 통해 그림에 생기를 더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여러 작가들은 이러한 빛을 통해 따뜻함과 행복,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한다.

노르웨이 화가들의 특징으로는 자연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하랄드 솔베르그'라는 처음 알게 된 화가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산속의 겨울 밤>이라는 작품인데, 고귀하며 신성한 것으로 여겨지는 푸른색을 사용하여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인 겨울 밤 풍경을 담아냈다.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볼 때면 역동성과 삶에 대한 희망을 느끼곤 하는 데 책에 소개된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그의 또 다른 작품 <한여름 밤> 또한 오랫동안 내 시선을 끌어당겼다.

이 밖에도 일상의 행복을 빛으로 표현한 덴마크의 화가들, 마치 사진을 보는 듯 물의 출렁임을 생생하게 표현한 스웨덴 화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그려 낸 덴마크 화가 등의 작품을 통해 삶의 행복과 기쁨을 공감하고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작품이 많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100여 점의 작품과 화가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미술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여준다.

이름도 낯선 화가들의 작품에서 이토록 좋을 줄 몰랐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가 따스하면서도 평온하게 다가온다. 저자의 전문적이면서도 세심한 설명까지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책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영혼이 느끼는 괴로움과 기쁨을 본능에 따라 빛과 분위기로 표현해야 한다.

p. 36

장엄한 대자연은 우리에게 인간 존재의 미미함과 한계를 알게 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모든 미움을 티끌처럼 만든다.

p.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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