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늘 흥미진진하다. 나와는 다른 비범한 세계를 창조해 내는 이들의 삶에서 자극을 받고 활력을 얻는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일 땐 더 깊이 빠져들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낸다. 이 책은 그런 천재 예술가 25인의 삶과 작품을 담고 있다.
먼저 익숙한 이름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아주 조금은 알고 있고 들어봤던 이들의 이야기라 조금 더 관심이 갔다. 학창 시절 엄마 몰래 보던 만화, 젊은 시절 빠져 있던 영화, 매일 듣는 음악 등 실제 내 생활에 가까이 있는 이들의 삶에서 연민을 느끼고 왜 예술가는 평탄한 삶을 살기 힘든 걸까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저자는 예술가들의 삶을 당시 사회적 배경과 함께 소개함으로써 역사의 한순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세상은 이들을 괴짜, 천재, 이단아 등이라 부르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이면에 숨겨진 한 개인으로서의 슬픔과 고독, 아픔과 외로움에 묘한 동질감을 갖는다.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에게는 유독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는다. 최초의 현대식 아파트를 설계하고 최초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11개의 가명을 써야 했고 최초의 인공위성 생중계 쇼를 보였으며, 최초의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자신만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예술가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재능에 대한 질투 때문이었을까. 세상은 이들을 칭송하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예술에서 위로를 받고 위안을 얻는다. 사람들은 예술에서 위로를 받고 위안을 얻는다. 나 역시 마음이 복잡할 때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매일 듣던 '빌리 홀리데이'와 '에디트 피아프'의 목소리가 더 구슬프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