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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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위대한 개츠비>. 드디어 이 소설을 읽었다. 너무나도 유명했기에 한때는 내가 읽었다고 착각한 적이 있었다. 열림원 세계문학을 통해 실물로 마주한 <위대한 개츠비>는 고전문학 읽기의 재미를 알게 해 준 책이다. 화사한 분홍색 표지와 콤팩트한 판형의 열림원 세계문학은 고전문학에 대한 장벽을 한층  낮춰주며 문학에 빠져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소설은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개츠비와 그가 사랑하는 상류층 여자 데이지, 데이지의 남편 톰, 그리고 이야기의 화자인 닉을 통해 사랑과 욕망, 꿈과 허상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단 하나의 꿈을 이루려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는 맹목적이고 위태로웠으며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보였다. 출세와 돈을 위해 거짓말이 난무하고 계급적 우월감에 빠져 화려함만을 쫓는 재즈 시대를 떠올리며 욕망에 충실한 인물들을 따라가 본다. 


​작가는 완벽하지 않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아메리칸드림과 물질주의, 잊지 못할 첫사랑과 부에 대한 갈망 등을 섬세히 묘사한다. 개츠비는 근본조차 알 수 없는 돈 많은 청년일 뿐이며 데이지는 사랑보다는 돈을 택한 철없는 여자였고 데이지의 남편인 톰은 이중적이면서도 잔인한 인물이었다. 화자인 닉은 이들 간의 부조리함과 모순을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소설을 읽으며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개츠비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여인이었다. 데이지가 그런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이었나라는 의문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개츠비는 여인을 사랑한 것일까 아니면 여인을 사랑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한 것일까. 청춘의 찬란했던 영광이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순간 알 수 없는 서글픔이 몰려온다. 


각 인물이 가진 인간적 결함과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관계, 무모한 사랑과 순수한 열망은 시간을 뛰어넘어 고전문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문학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열림원 세계문학의 다른 작품 또한 읽어 보려 한다.


P. 161 
그것은 데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환상 때문이었다. 그의 환상은 그녀를 넘어섰고 모든 것을 넘어섰다. 그는 창조적인 열정을 가지고 그 환상에 자신을 내던졌고, 그 환상을 끊임없이 키웠고, 자기 앞에 떠도는 화려한 깃털을 모두 모아서 그 환상을 장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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