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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평점 :
제2차 세계 대전, 스파이, 원자 폭탄. 작가는 이 기발한 주제를 멋지게 버무려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는 과학사를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고군분투한 과학자와 스파이의 활약과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p. 22
모든 임무는 당연히 일급 기밀이었고, 이 임무에 자원한 사람들 중에는 어두운 동기를 가진 사람도 있었다. 때로 이들은 적보다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더 많은 힘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도사린 개인적 악마를 억누를 수 없었다 하더라도, 나치의 위협 앞에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여겨지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중심에는 원자폭탄이 있다. 과학적 진보가 인류의 전쟁사에 끼친 영향은 거대하다. 나치와 히틀러가 원자폭탄으로 미국과 영국을 잿더미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연합국은 과학자와 스파이로 구성된 특수 부대를 만들었고 작가는 이들의 활동을 추적하며 인류의 전환점이 된 제2차 세계 대전을 다룬다.
그의 이야기에는 하이젠베르크나 마리 퀴리처럼 이름만 알고 있는 과학자부터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의 스파이까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 중 여러 인물이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부터가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과학자들의 행동 때문에 스파이와 원자폭탄을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의 분위기는 유쾌하다. 작가는 불륜 때문에 중요한 실험을 망쳤거나 파리 해방 전투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투쟁했거나 왕년의 메이저 리그 스타가 미국 최초의 원자 스파이가 된 과정 등을 소개하며 어두운 역사에 숨겨진 엉뚱하면서도 기묘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꽤 많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험한 무기인 원자폭탄을 둘러싼 치열한 첩보 작전을 무대로 악당과 영웅들이 펼치는 추격전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과학과 역사를 함께 다룬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혼돈의 시기로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1944년 12월 18일 스위스 취리히의 작은 물리학 세미나장. 만약 나라면 과연 방아쇠를 당겼을까.
p. 571
핵분열은 20세기 물리학의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였지만, 그것은 단지 중요한 과학 현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사회 현상으로 떠올랐다.... 모든 단계에서 관련 당사자들은 자신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원자를 쪼갬으로써 그들은 세상을 분열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