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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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쪽이 넘는 어마어마한 양의 소설에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각자가 속한 세계에서 소외된 자들로 더 나은 현실을 절실하게 희망한다. 그리고 그 순간 각자는 고대 그리스 소설 <클라우드 쿠쿠랜드>를 만나게 된다. 


700여 년이라는 시간 간극으로 다섯 인물은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은 모두 같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들 앞에 한 권의 책이 나타난다. 책의 제목인 <클라우드 쿠쿠랜드>는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데,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의미한다. 



소설은 15세기 콘스탄티노플의 고아 소녀와 불가리아 산속 마을의 언청이 소년, 21세기 미국의 동성애자 노인과 자폐 스펙트럼 소년, 그리고 22세기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아 여행 중인 우주선 안 소녀까지 다섯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서사로 전개된다. 처음에는 시간대가 오락가락하고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차차 익숙해지니 오히려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한 권을 책을 매개로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이야기는 결국 책의 존재와 이를 지키는 사람들의 용기를 보여준다. 시련을 이겨내고 단단하게 성장한 이들에게서는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가 느껴진다. 작가는 다양한 주제를 한 권의 소설에 섬세하고 절묘하게 녹여낸다. 독서가 가진 힘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p. 77-78 

한 권의 책은 앞서 산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안식처야. 영혼이 먼 길을 떠난 후에도 


기억이 그 자리에 영원히 남게 하는 방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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