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옥 여사는 근처 문방구에서 300원을 주고 이력서와 봉투 한 장씩 사서 이력을 적었다.
예봉 중학교 졸업. 생생 정육점 운영. 단 두 줄로 끝난 이력서를 들고 찾아간 스마일을 흥신소였다.
스마일 사장 박태상은 정육점 경력을 한참이나 들여다본 후 심 여사에게 칼을 쥐어달라고 한다.
제목만 보고는 당연히 코믹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하드보일드라고 할까. 심여사는 제대로 킬러가 되었고 한때 킬러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박태상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할 정도였다. 장면 묘사 또한 사실적이다.
금괴 하나로 시작된 심여사의 새로운 삶은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면서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결말로 갈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는 각자의 속내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타고난 킬러의 모습을 보여주는 심여사, 그로 인해 업계 1위를 달성한 스마일 흥신소,
이를 견제하는 경쟁 흥신소 행복기획, 심여사를 제거하기 위해 영입한 의외의 인물까지
어느 것 하나 눈을 뗄 수 없다. 누구 하나 버릴 것 없는 등장인물부터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잔인하게 이어지는 이야기까지 제대로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릴러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