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 멜랑콜리 채석장 그라운드 시리즈
장문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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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의 도시, 이탈리아 토리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0년 동안 자본과 노동 사이에서 격렬한 투쟁이 벌어진 도시, 

20세기 장대한 산업과 혁명이 공존한 도시, 토리노의 과거를 돌아보며 장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런 점에서 토리노는 혁명이 있는 디트로이트이자 산업이 있는 페트로그라드였다. 디트로이트의 은유에서 보듯이 토리노에는 피아트라는 거대한 자동차 기업이 포드의 본보기를 따라 새로운 생산 조직을 실험하고 있었고, 페트로그라드의 은유에서 보듯이 러시아 볼셰비키들을 우러러보는 토리노의 다부진 혁명가들과 노동자들이 혁명적 선동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1920년을 전후한 시기에 토리노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사회정치적 실험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p. 29


이탈리아 변방의 한 도시에서는 혁신적 기업가들과 혁명적 노동자들 간의 충돌이 이어졌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하고 이윤과 착취가 빈번하고 격렬하게 이어지는 계급 투쟁의

역사를 보며 현재의 우리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과 비교해 보게 된다. 이 도시의 지식인들은

개념적 모순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며 일상과 관례를 벗어난 혁명을 추구했다.

저자는 토리노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을 통해 혁명의 역사를 자세하게 들려준다.


이런 결여와 상실로부터 아마겟돈을 겪은 토리노의 멜랑콜리가 유래하는지 모른다. 

즉 가져보지 못한 헤게모니에 대한 결핍감, 그리고 지금 아무도 없다는 고립감이 

토리노를 안개처럼 감싼 멜랑콜리의 근원일지 모른다.

p. 208


저자는 자본주의가 재편되고 계급이 해체되는 과거의 복합한 과정을 통해 멜랑콜리를 벗어나려는

토리노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그가 전한 20세기 기억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다소 쉽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토리노라는 도시의 본질은 멜랑콜리라는 도입부의 문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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