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커다란 전쟁과 폭동으로 지구는 피폐해지고 인류는 화성 콜로니에 정착하여 삶을 이어나간다.

그러던 중 화성에서는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고 지구로 파견되었던

조모 부대가 실종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용모 불명이라 여겼던 로뱅 노르망디 신병이 지구로

파견된다. 그가 파견 임무를 수락한 이유는 사랑하는 연인 "유"를 수명 연장 프로그램에

참가시킨다는 사령관의 제안 때문이었다.

하지만 로뱅이 지구로 향한 순간 그를 맞이한 건 자동추적 미사일이었다.

다행히도 지구의 어느 섬에 불시착한 로뱅은 '안티나'와 '타요'를 만나게 되고 실종된 이들을 찾으려는 여정을 이어나간다.

내 사랑에게 보내는 첫 번째 질문 : 예컨대, 일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우리의 천성에 따라 살아가기만 해도 행복할 수 있을까?

p. 101

소설은 로뱅의 모험기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로뱅이 마주한 삶은 사랑, 행복, 죽음 등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주인공은 용도 불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에 대한 판단은 능력이나

계급, 적성과는 무관하게 인공지능 아테나에 의해 결정된다. 로뱅은 이번 임무를 통해

자신의 용도를 찾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수명 연장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지구 여정은 출발부터 험난했다. 불시착한 섬에서 로뱅이 처음 만난 지구에서

순수한 기쁨을 만끽한다. 그는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안티나와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은 타요와 함께 또 다른 섬으로 항해를 계속한다. 폭풍에 밀려 다다른 섬은 조모들의 섬이었다.

이전 섬과 다르게 이곳에는 권력이 지배하는 곳이었다. 로뱅은 이 섬에서 실종된 조모 부대원들을

찾고 위험에 처한 친구들을 구한다.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자신이 세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도중에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조금씩 성장한다고 느끼는 행복! 장애물을 넘어서고, 시련을 극복함에 따라 용도 불명으로서의 내 정체성은 조금씩 지워져갔다.

p. 219

작가는 우리가 꿈꾸는 낙원의 모습을 그리며 행복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다.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는 로뱅은 평범한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다. 기술이 발달하고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그러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겉으로 보기에 아름답기만 한 섬에도 그늘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은 노화되고

질병으로 고통받게 된다. 유한한 삶에서 누구나 겪는 그 과정이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지극히 인간다움을 생각하며 로뱅의 임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결말을 지켜보는 과정이

흥미롭다. 동화 같은 과학 소설을 읽으며 행복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이 산에서 새로운 형태의 행복과 만났다. 불필요한 모든 것을 포기함으로써 얻어지는 행복.

p. 2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