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이야기에 내용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부터 어려웠다.
그럼에도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이라는 말의 의미가 궁금했다.
하나의 개체에 속한 유전자가 같은 종을 넘어 다른 종에도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개념은 흥미롭다.
이 책에서는 유전자가 결정론의 원인이 아니라 성장 환경, 식습관, 혹은 가지고 있는 다른 유전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사고실험을 보여주고
논리적 근거를 대며 확장된 표현형을 설명한다. 즉, 유전자는 하나의 개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담고 있는 개체는 물론 다른 종에서도 자신의 표현형을 발현한다.
저자는 이러한 확장된 개념을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별도의 용어 사전을 함께 실어 진화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이끈다.
단일 유기체와 유기체 집단에서 운반자와 복제자의 개념부터 실제 유전자가 내는 표현형 효과와
유전적 변이에 의한 표현형 확장에 이르기까지 자연 선택의 진화 과정을 폭넓게 다룬다.
특히 5장의 내용이 재미있었다. 복제자가 가진 생존력 차이가 드러나면서 진화가 이루어지고
능동적인 생식 계열 복제자가 자연 선택의 기초는 물론 진화의 기초가 된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이해된 부분보다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더 많기에 이 책에 대한 정복 욕구가 커졌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모호한 개념을 명확하게 하고 싶어졌다.
이를 위해 저자의 전작인 <이기적 유전자>부터 제대로 읽고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