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서 '검찰'만큼 불신으로 가득한 존재가 있을까. 검사, 검찰이라는 말만 들어도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의를 상징하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이들이 왜 이토록 경멸 어린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걸까.
저자인 최정규 변호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의 흑역사를 드러내고
진짜 검찰 개혁이란 무엇인지, 검찰을 다시 본원의 의무로 돌려놓을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이야기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대사가 있다. "나 대한민국 검사야!"
도대체 대한민국 검사가 뭐길래 이토록 강조까지 하면서 침을 튀길까.
저자는 대한민국 120년 검찰 역사에서 이들이 종종 잊고 있는 검찰의 의무와
재벌과 힘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된 검찰의 현실을 알려준다.
또한 봐주기와 눈 감기 등 제 식구를 감싸기에 안달하는 행태와
검찰 개혁에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까지 여러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물론 모든 검사가 빌런으로 등장한 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억울한 약자들을 위해 불철주야 활약하는 검사들이
더 많다고 믿는다. 다만 그들은 현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맡은 일을 한다.
우리가 뉴스나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검사들은 99만 원짜리 검사들,
길거리에서 성추행을 했지만 고의성이 없다며 면죄부를 받은 부장검사,
증거를 조작하고 잘못해도 사과하지 않는 검사와 검찰 조직 등이다.
그러니 검사와 검찰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도 한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다지만 기소권은 검찰만이 독점하고 있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처럼 검찰의 기소 여부에 시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고 국민이 억울한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고 수사 기관으로서 검찰의 자정 작용과 제도적 제제가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