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일본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독특한 일본 문화를 배경으로 일본인들의 이중성과 삶에 대한 태도를
외부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일본의 아름다움을 파고들어 연구하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일본을 사유한다.
그는 일본에 대해 '나라의 모든 틀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나라'라고 정의 내렸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변화하는 사회적 문화적 모습을 통해 지극히 형식을 중시하는
특유의 태도를 살펴볼 수 있다. 언어에는 관용구가 발달해 있고 삶의 어디서든
패턴화된 형태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정형화된 기준을 정하고 나면 이를 중심으로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을 허용하며 이는 무수한 창조를 이어진다.
경계인의 눈으로 바라본 일본은 내가 처음 일본을 방문하고 느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질적인 친밀감, 개인으로서의 죄책감보다 사회적 수치심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들,
무한한 가능성과 폐쇄성이 공존하는 사회, 엄격한 사회적 규율에 갇혀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개성이 표출되는 곳.
그곳에서 살아온 이방인의 관찰과 인식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의 아름다움은 희미해졌고 정취 역시 사라지고 있다.
조금은 아쉬운 현실이지만 경계인에서 점차 중심으로 향하는 저자의 시선을 통해
여전히 남아있는 일본적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나간 시절을 돌이켜보며
한 나라의 문화와 사회,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