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조 -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송섬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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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살 반지하 생활자에게 찾아온 고양이 두 마리와 조, 그리고 아저씨 유령.

이들이 함께 하고 헤어지게 되는 과정을 통해 무용한 삶에 대한 매력을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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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는 죽음과 생존이라는 상반되는 두 가지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다.

'나'는 유년 시절 자살한 아버지를 목격했었다.

어쩌다 함께 살게 된 고양이 설리와 밤비 중 설리는 어느 날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언제부턴가 함께 지내게 된 '조'는 금요일 집을 나선 후 영영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내는 처절한 생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적어도 내게는 살고자 애를 쓰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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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만든 고정관념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돌아올 수 없는 시간으로

떠난 조의 현실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번듯한 직장과 연봉으로 가치를 평가당하는 세상에서 조는 패배자일 뿐이다.

자식의 선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조의 부모들을 보면서

'나'는 그제서야 온전히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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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다양한 인연들과 관계를 맺고 이별을 하면서 오늘을 살아낸다.

온전히 자신을 받아주는 반지하에서 말이다.

그곳에는 나와 조, 둘만의 골목에 대한 사라지지 않은 기억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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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어딘가에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인생의 숱한 날이 지나는 동안 나를 기다려주었으면 좋겠다.

녹록지 않은 세상에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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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는 존재들. 작가가 만든 작은 골목에서는

만남과 이별이 반복된다. 무용한 공간과 무해한 존재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각자가 살아갈 삶에 대해 담담한 위로를 건네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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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을 다 읽었지만 유령의 정체는 여전히 모르겠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표상인지, 외로움이 만들어 낸 환상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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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그곳에 이름을 붙였다. 〈남겨진 골목〉. 초록 지붕의 앤이 붙인 것처럼 황홀하지는 않아도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그곳은 아무리 보아도 누구에게나 철저히 버려진 장소였으니까.

p.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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