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다양한 가능성을 말하는 '시네마틱 노블'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그동안 단편을 즐겨 읽지 않았지만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중단편은 모두 재밌었다.
읽으면서도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감탄하면서 읽었다.
다섯 명의 작가는 인류애가 상실되는 다양한 상황을 각자의 스타일로 풀어간다.
어느 날 갑자기 미래가 오지 않고 끊임없이 어제가 반복되고,
점차 감소하는 출산율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인위적으로 줄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죽음을
유도하고, AI와 바람난 남편과 이혼 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또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면서 식용 폐지를 먹고 똥마저 팔아야 하고,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소개팅을 하며 결혼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포장 가치를
매겨야 하는 서글픈 상황을 묘사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SF에 대한 선입견을 단숨에 깨뜨리며 한국형 SF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게 되고 인간은 밥벌이는 더 치열해진다.
현실의 모습과 SF적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로봇도 외계인도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에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제로가 되어버린 인류애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다섯 개의 디스토피아는 어쩌면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만들어낸 세상 속에 내가 가진 상상력이 더해져
더 넓은 세계관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
'시네마틱 노블' 시리즈는 출간 전부터 다양한 플랫폼에서 영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다양한 OTT 서비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기에 하루빨리 이 엄청난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고 싶다.
스토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